'尹 불호령'에 통일부 "더 노력할 것"…北인권문제 치중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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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의 새 역할론을 강조하며 불호령을 내린 가운데, 통일부가 '분골쇄신'을 약속하며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대로 헌법에 따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정책을 수립·추진해나가는 한편, 담대한 구상에 따른 북한 비핵화와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 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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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北비핵화, 인권 증진 위해 노력" 약속
"인권 외 다른 전략 안 보여…후유증 발생할 것" 지적도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의 새 역할론을 강조하며 불호령을 내린 가운데, 통일부가 ‘분골쇄신’을 약속하며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간 북한과의 대화·교류 등 협력을 도맡아 온 통일부가 자유민주주의 원칙에 기반한 북한 인권문제 해결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김영호 장관 후보자 등 통일부 개각 인사와 관련해 참모들에게 “그동안 통일부는 마치 대북 지원부와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 이제 통일부가 달라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는 북한지원부가 아니다”며 “앞으로 통일부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는 헌법 정신에 따라 통일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특별 지시’를 내린 건, 통일부가 남북 대화 및 교류·협력에 치중한 나머지 북한 내 인권 문제 등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놓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해서다. 윤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자유, 민주주의, 법치 등 핵심 국정철학을 통일정책에도 반영하라는 의미다.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호 후보자를 임명한 것도 같은 일환이다. 김 후보자는 인권 문제를 활용해 북한을 압박하고 변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온 인물로, 일례로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김정은 면전에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도 했었다. 일각에서 그가 통일부 수장으로서는 부적합하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임면권자인 윤 대통령이 ‘통일부가 변화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우며 김 후보자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제 남은 몫은 통일부에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낸 만큼,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구 대변인은 “헌법에 따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따른 통일정책을 더욱 충실하게 수립·추진하라는 의미로 대통령의 말씀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계속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차관이 동시에 바뀌는 것에 더해 추가 인선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권에 치우친 대북 전략이 장기적으론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일 문제는 국내 정치이면서 국제 정치의 문제인, 상당히 복잡한 방정식이기 때문에 종합적이고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인권 문제가 중요한 건 부인할 수 없지만, 대북·통일정책의 큰 그림 속에서 활용해야 한다. 지금은 인권 외엔 다른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어 “통일부는 분단 상황에서 만들어진 특별한 정부 조직으로, 중장기적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정책에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 게 그 이유”라며 “실질적인 인권 문제 개선 없이 정치적으로만 강조한다면, 오히려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후유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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