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바비’ 마고 로비 “금발의 바비, 기대 자체가 모순적”
“정형화 이미지 넘어서서 성장하는 이야기”
“기대에 부응할 수 없는 바비…모순 알리고파”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영화 ‘바비’ 홍보차 내한한 할리우드 배우 마고 로비는 3일 ‘여성 정형화’ 논란이 뜨거운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바비의 존재 자체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알기 때문에 부담과 책임감이 당연히 있었다”고 밝혔다.
로비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바비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까지도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로비는 그레타 거윅 감독, 배우 아메리카 페레라 등과 함께 방한했다. 이들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같이 방한하기로 한 라이언 고슬링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
영화 ‘바비’는 남자친구 ‘켄’과 함께 ‘바비랜드’를 뒤로 한 채 현실 세계로 떠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되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 ‘바비’는 평소 여성을 금발 머리의 마른 글래머 백인 이미지로 정형화한 인형 바비를 영화화하면서 논란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들은 제작 초반부터 바비의 다양성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영화에선 전형적인 바비 뿐만 아니라 흑인 대통령 바비, 임신한 바비, 변호사 바비, 우주인 바비 등 다양한 바비들이 등장한다. 바비의 남자친구 켄 역시 백인부터 동양인까지 다양한 인종과 이미지로 나온다.
로비는 이 가운데 금발 머리와 글래머 몸매의 전형적인 ‘바비’를 맡았다. 이는 1959년 세상에 처음 나온 바비의 모습이다.
그는 “영화는 전형적인 이미지의 바비가 현실 세계의 글로리아를 만나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어떠한 의무와 기대를 받지만, 이에 완벽하게 부응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며 “그 기대 자체가 얼마나 모순적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강했다.
로비는 이 영화의 주연 배우이기 전에 제작과 기획을 주도한 제작자다. 거윅 감독에게 제작을 의뢰한 것 역시 로비였다.
거윅 감독은 “로비는 전형적인 바비를 연기했지만, 이제는 모든 여성이 바비라고 할 만큼 다채로운 바비 인형들이 많이 나오고 ‘바비랜드’에도 많은 바비들이 산다”며 “바비들이 스테레오 타입을 넘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바비’는 시간에 따라 시대를 앞서거나 뒤쳐질 때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다행히 지금은 모든 여성이 바비고 모든 바비가 여성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바비 시리즈가 나왔고, 이렇게 바비의 정체성이 붕괴되는 시점에 이야기가 시작한다는 것이 멋진 아이디어였다”고 덧붙였다.
거윅 감독은 평소 여성에 대한 영화를 많이 다뤄왔다. ‘레이디 버드’(2018)로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데 이어, ‘작은 아씨들’(2019)을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리는 등 여성 서사에 중점을 둔 영화로 호평 받았다. 영화 ‘작은 아씨들’은 제54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에서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거윅 감독은 “기본적으로 여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하는지 관심이 있다”며 “이런 호기심이 직업적으로 발전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로비는 자신의 생일이었던 전날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핑크 카펫’ 행사에서 케익과 함께 생일을 축하를 받은 것에 대해 “어제 생일 축하를 받을 때 거의 울 뻔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로비는 “이렇게 제 생일을 기념했던 적이 없었다”며 “하루 동안 생일 축하를 정말 많이 받았고 팬들이 매우 친절했다”고 했다.
거윅 감독은 “한국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제가 한국에 왔다는 것조차 믿을 수 없다”며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면 파리에 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웃었다.
아메리카 페레라는 한국 팬들에 대해 한국말로 “대박”이었다며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에너지도 넘치는 팬들과 영화 일부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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