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포츠왕국' 몰락… 야·축·농·배 전종목 '꼴찌' 굴욕

정유진 기자 2023. 7. 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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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왕조'는 옛말이 됐다.

'스포츠 명가'였던 삼성 스포츠단이 4대 프로스포츠 전 종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스포츠단은 이미 시즌을 마친 남자 농구와 배구에서도 나란히 꼴찌를 기록했다.

한 프로스포츠 관계자는 "하위권에서 있는 삼성을 보면 스포츠에 있어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며 "꼴찌 이미지가 굳어지면 삼성 브랜드 전체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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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삼성라이온즈는 3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6일 삼성 선수들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삼성왕조'는 옛말이 됐다. '스포츠 명가'였던 삼성 스포츠단이 4대 프로스포츠 전 종목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꼴찌 그랜드슬램'이라는 굴욕에 처할 위기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삼성은 28승 45패로 리그 10위를 기록 중이다. 10개 팀 중 유일하게 3할 대 승률에 머물고 있다. 얇은 뎁스와 잦은 선수진 부상, 불안한 마운드 등이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지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에서 최하위로 시즌을 끝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창단 첫 꼴찌는 먼일이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1 수원삼성 블루윙스는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수원 선수들이 서포터즈들에게 인사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수원 삼성의 상황은 더 암담하다. 수원 삼성은 올시즌 19라운드까지 치른 현재 2승 3무 14패 승점 9로 12개 팀 가운데 가장 밑바닥이다. 바로 위 11위인 강원FC(승점 13)와 승점 차가 4점이나 벌어졌다. K리그1 최하위 팀은 2부리그인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수원 삼성은 K리그1에서 4차례나 우승한 명문구단이었다. 2부리그로 떨어진다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른 끝에 가까스로 1부에 잔류했다. 올 시즌 초반 7경기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하자 감독 교체를 단행했지만 희망을 찾기는 어렵다.

삼성스포츠단은 이미 시즌을 마친 남자 농구와 배구에서도 나란히 꼴찌를 기록했다. 남자 프로농구와 남자 프로배구는 올봄 2022-2023 시즌을 마무리했다.

프로농구 서울삼성 썬더스는 14승 40패로 압도적인 꼴찌라는 수모를 당했다. 두시즌 연속 최하위 성적이다. 남자 프로배구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 역시 11승 25패 승점 36으로 7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삼성은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남자농구 명문팀으로 명성을 얻었고 삼성화재 역시 V리그 출범 후 8번이나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서울삼성 썬더스는 5년 사이 꼴찌를 3번이나 했으며 삼성화재는 최근 세 시즌 동안 7위, 6위, 7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삼성은 한국의 1위 기업이자 글로벌 대기업이다. 삼성의 '1등 주의'는 프로스포츠단에도 과감한 투자로 이어졌었다. 각 스포츠에서 우승을 밥 먹듯이 했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스포츠단 지원을 줄이면서 성적은 서서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독립 법인(삼성 라이온즈)으로 운영되거나 각 계열사가 맡아 운영하던 프로 스포츠단들이 제일기획 산하로 들어가게 되면서 투자가 크게 줄었다.

지난 2014년에 축구단이 제일기획에 자회사 성격으로 들어갔다. 그해 8월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는 서울 삼성과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제일기획으로 편입됐다. 2015년 6월 배구단에 이어 2016년 1월에는 야구단까지 제일기획 산하로 들어갔다.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성적은 하위권으로 내려갔다.

한 프로스포츠 관계자는 "하위권에서 있는 삼성을 보면 스포츠에 있어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며 "꼴찌 이미지가 굳어지면 삼성 브랜드 전체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축구단이 최하위로 강등이라도 한다면 팬들의 반발도 심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정유진 기자 jyjj1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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