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초급간부 기 살려줘야"…전군 주요지휘관회의 개최(종합)
기재부, 각 부처에 예산긴축 지침…국방부 "재원마련 협의할 것"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3일 전투력의 핵심인 초급간부 사기 진작을 위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전투형 강군', '국방혁신'과 함께 '초급간부 자존감 고양과 기 살려주기'를 주제로 한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정상화 공군참모총장, 정종범 해병대 부사령관 등 군 주요 직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오늘은 특별히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초급간부들의 노고에 격려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며 "초급간부들에 대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 차원에서 수당 인상 등 재정적 지원이나 장기복무 선발 확대 등 여러 제도 개선을 하고 있으나, 초급간부의 자존감과 사기가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상으로 토론에 참여한 야전부대의 주요 지휘관들도 초급 간부 처우 개선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1시간 토론 중에 40분이 육군 여단장, 해군 함장, 공군 전투비행대대장 등 예하부대 현장 지휘관들에게 할애됐다.
이들은 초급간부의 열악한 숙소를 개선하고 휴가 사용 여건을 보장하며 격오지에서도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급간부들이 겪는 소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초급간부의 보수·수당 현실화와 같은 과제는 국회와 기획재정부, 인사혁신처 등이 협업해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초급간부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존재감을 인식하면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관심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초급간부들은 평시에는 부대를 유지·관리하고 전시에는 최일선에서 적과 싸우며 병사들을 지휘하는 국군의 '허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간 단기간에 병사 봉급이 큰 폭으로 인상되고 초급간부 봉급과 격차가 줄면서 하사와 소위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입대한 병사가 18개월 복무한다고 가정하면 봉급 86만원(월평균)과 개인 적립액만큼 정부가 추가 지원하는 '매칭지원금'(월평균 34만2천27원)을 합해 월평균 121만5천689원가량을 받는다.
올해 1월 임관한 하사(1호봉)의 경우 월평균 기본급과 수당은 각각 178만7천701원과 80만5천164원으로 세전수령액 259만2천865원이다. 월평균 초과근무수당(28시간)을 더하고 세금과 군인연금 기여금은 제외한 순수령액은 평균 258만557원이 된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병사 월급을 200만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병사와 초급간부 간 봉급 격차는 수십만원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재정당국이 세수 부족 상황에서 건전재정 원칙에 따라 지출 증가율을 낮추려는 기조여서 충분한 초급간부 처우 개선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각 부처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조정실장들을 소집해 이날까지 내년 예산을 재요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재부에서 그런 것을 통보한 것으로 저도 들었다"며 "초급간부들의 여건 개선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관계기관들과 협의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개선 방안들이 도출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 이어 오후에는 김승겸 합참의장 주재로 '2023년 전반기 합참 작전지휘관회의'가 열렸다.
전동진 지상작전사령관, 신희현 제2작전사령관,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 박하식 공군작전사령관 등 전군의 주요 작전지휘관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선 북한의 군사 위협을 평가하고 북한 도발에 대비한 우선 과제와 조치 방향을 점검했다.
김승겸 의장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과 도발 가능성이 고조되고있는 현 안보상황을 엄중히 인식한 가운데, 실질적 대응 방안을 강구해 적 도발시 분명한 대가를 치르도록 단호히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군은 피·아 상황과 환경 변화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작전태세를 유지해 언제, 어떠한 적 도발에도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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