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가 “수능 관계자 만났다”···교육부, ‘사교육 카르텔’ 수사 의뢰

김나연 기자 2023. 7.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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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텔·부조리 신고 11일간 261건 접수돼
2건 경찰 수사 의뢰·10건 공정위 조사요청
정부·여당이 사교육 과열을 지적하며 수능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한 가운데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수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조태형 기자

교육부가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로 받은 신고 중 2건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10건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한다.

교육부는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찰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제2차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범정부 대응협의회를 개최해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 문을 열어 오는 6일까지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지난 2일까지 11일 동안 사교육 업체와 수능 출제 체제 간 유착 의심 46건, 허위·과장 광고 37건, 교습비 등 초과 징수 29건 등 총 26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신고된 사안 중 검토가 완료된 사안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교육부는 학원 강사가 수능 출제 관계자와 만났다며 예상되는 문제 유형을 직접 언급하는 등 유착 관계가 의심되는 2개 사안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밝혔다. 해당 강사에게는 업무방해죄와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강사가 실제로 수강생들에게 유출된 문제를 알려주고 시험을 치르게 했다면 평가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 되고, 금품 수수가 이뤄졌으면 형법상에 따른 배임죄나 김영란법과 관련될 여지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조사요청도 진행한다. 수강생의 입시 결과를 과장 홍보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형 입시학원, 수능 출제진이 교재 집필에 참여했다고 홍보하는 출판사 등 10개 사안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출제위원 이력을 사교육 업체의 홍보수단으로 삼는 것은 국가의 공적 신뢰를 편취하여 사유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라며 “대형 입시학원들의 허위·과장 광고는 불안감을 자극하고 현혹시켜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공무원 1위’ ‘최단기합격’ 등의 광고를 한 성인 교육업체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억8600만원을 부과했다.

수강료 게시 의무를 지키지 않거나, 강의실 내 수강인원을 초과하는 등 학원법 위반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사안은 시도교육청으로 이송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정위는 과징금으로 대응하고, 경찰청에 따른 수사는 형법상의 처벌을 받게 된다”라며 “교습 정지 등의 조치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학원법을 위반했는지 보는 사안으로, 과태료가 부과되거나 벌점이 누적되면 등록 말소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장상윤 차관은 “집중 신고 기간이 끝나더라도 계속해서 신고 창구를 열어두고, 정상적인 틀 밖에서 발생하는 위법한 사교육 현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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