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경 1차관 "관행과 타협 안돼, 책임감으로 미래 만들어야"

3일 과기정통부 1차관 임명장받고 본격 행보
취임사서 혁신 강조···"제도 조금 고쳐 해결 안돼"
조 차관 "혁신 넘어 혁명적 결단 필요"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제도를 조금 고치고 예산을 조정하는 것으로 엄중한 시기를 넘어설 순 없다. 혁신을 넘어 혁명적 결단이 필요하다.”

조성경 신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3일 취임사를 이같이 전하며 과학기술 혁신 의지를 보였다. 조 차관은 이날 취임식 없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사진=대통령실)

조 차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과학기술은 이미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의 절대적 무기가 되었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만 함께 연구개발하고 성과를 공유하는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과학, 기술, 혁신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막중한 책임감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차관은 국가 연구개발 예산을 언급하며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가 연구개발 예산이 연 30조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하는 목적은 무엇이며,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얻고자 하는 성과는 어떤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 차관은 “지금 당장 돈이 되는 기술개발은 기업에게 맡기면 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나온 기술을 개선하는 연구개발 투자는 국가 몫이 아니다”라며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대한민국의 과학과 기술, 혁신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고, 세계 최고가 될 가능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국제 협력 연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조 차관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대한민국에 유전적, 심리적 뿌리를 둔 역량 있는 과학기술인재들이 치열하게 논쟁하고 같이 연구해 창의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구개발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누가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 기술개발 과정에서 어떤 벽에 부딪쳤는지 공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연구를 시작할 때 최고의 동료를 찾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공론장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조 차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 연구기관과 함께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우리의 신진 연구자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반드시 국내에서 연구개발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나아가 어떻게 세계 최고를 이뤄내는지 체화하는 것이 우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계 구성원들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대한민국의 위상이 이렇게 변화되고 전 세계 기술패권 다툼이 마치 전쟁처럼 격렬해지고 있다”며 “적절히 관행과 타협하며 현재를 웬만큼 누리면 된다는 생각이 아니라 지금보다 훨씬 나은 대한민국을 미래세대에게 남겨주고자 하는 생각을 같이 한다면 우리는 힘을 모아 해낼 수 있다”고 했다.

조 차관은 “미래세대가 과학기술의 꿈을 키우고, 혁신의 자신감을 갖고, 온 열정을 쏟도록 연구개발 예산을 제대로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 보자”며 “대한민국의 과학과 기술 혁신이 전 세계의 모범이 되고, 각국의 연구자들이 가장 같이 하고 싶은 대상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인재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강민구 (science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