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킬러 문항 배제, 올해 수능 영어 대비는?[아미쌤의 기승전 영어]

기자 2023. 7. 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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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는 기출의 진화를 거듭해 오면서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어휘·어법 실력뿐 아니라 원서 수준의 배경지식과 글을 읽고 정교한 수능형 문제 풀이에 익숙해야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20년 넘게 수능 영어 입시를 지켜보면서 이른바 ‘킬러’, 선을 넘는 초고난도 문항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험을 주관하는 교육과정평가원으로서는 변별력을 도모하려는 최선의 자구책이었을 것이다.

며칠 전 정부의 ‘공정 수능 입시’ 발표로 인해 올해 수능시험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에서 킬러(초고난도) 문항의 출제를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발표된 수능 영어의 킬러 문항은 다음과 같다.

지난 6월 모평에서 오답 1위 문항인 33번(빈칸추론), 오답 3위의 34번(빈칸추론) 그리고 작년 수능의 오답 1위 34번(빈칸추론)과 오답 3위 37번(글의 순서), 재작년 수능의 오답 1위 21번(함축의미)과 오답 3위 38번(문장삽입) 등이다. 모두 정답률 10~20%대에 오답 3위 내의 문제들로, 킬러 선정의 근거를 ‘공교육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수준보다 어려운 문장 구조, 생소한 소재, 추상적이고 이해하기에 다소 난해한 내용, 단서를 활용한 풀이법-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문항’ 등으로 제시했다.

‘수업 열심히 하면 풀 수 있도록 수능 출제’ ‘공교육을 벗어난 문제 배제’ 등의 ‘공정 수능’ 언급은 지지받아야 할 명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발표한 시점은 매우 아쉽다. 수능이 약 150일 남은 시점에서 그 방향성이 지지를 얻는다고 해도 올해 수험생 입장에서는 변동이 생긴다는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취지가 무엇이든 입시에서는 ‘예측 가능성’과 그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장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으로서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까? 공정한 수능이 꼭 불수능·물수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킬러 문항이 나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올해의 EBS 수능 연계 교재는 킬러 문항 발표 이전에 출시됐기 때문에 이미 난이도가 꽤 높은 문항들이 많다. 연계를 명분으로 혹시라도 어려운 문제가 나올 수도 있다.

예상대로 킬러 문항이 안 나올 수도 있다. 물수능이 돼 한 문제를 틀려 89점으로 아쉽게 2등급을 받는다면 나에겐 ‘쉬운 시험’이 아니라 ‘어려운 입시’가 될 것이다. 수학 1등급 컷이 100점이던 2015년에는 한 문제의 실수는 바로 재수로 이어졌다. ‘최상위권 학생 사이에서는 동점자가 대거 발생해 변별력이 없어질 수 있다’ ‘학생부교과전형 등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맞춰야 하는 학생들은 한 문제로 등급이 밀려 내신점수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등의 우려도 나온다.

어쨌든 수험생 입장에서는 ‘나는 변경된 제도의 희생양이 될 수 없고, 애쓴 나의 노력이 부정당할 수 없다’는 공통된 생각을 하지 않을까. 9월 모평 대비 발표에서 EBS 체감 연계를 높일 것이라고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좋겠다. 진부한 말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후회없이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분노한다고 내가 상황을 다르게 만들 수 없고, 변함없이 수능 날짜는 다가온다. 수험생의 건강한 심신과 입시의 투지를 응원한다.


■아미쌤은 누구?

본명은 민아미다. 20년차 영어강사로 현재 대치동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고, 영어교육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한국강사신문 칼럼니스트 겸 기자로도 활동한 그는 ‘적중! 영어독해중등3 꿈틀’ ‘적중! 영어독해중등1 꿈틀’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실전편RHK’ ‘고득점 수능듣기B형 고3 유형편RHK’ 등을 펴내기도 했다.

민아미(영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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