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득점하면 이겼다…‘한 방’ 갖춘 한화 리드오프 이진영의 비상

배재흥 기자 2023. 7. 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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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외야수 이진영이 지난달 28일 KT전에서 동점 투런포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의 외야수 이진영(26)은 ‘8연승’의 선봉장이었다. 연승 기간 팀의 ‘리드오프’로서 그가 득점을 올린 날, 한화는 100% 이겼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이진영이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쓴 반전의 기록이다.

이진영은 2016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58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은 오른손 타자다. 그는 입단 후 2년간 주로 퓨처스리그에 머물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프로 2년 차 2017시즌에는 퓨처스리그 7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9, OPS(출루율+장타율) 0.837을 기록했다. 4할 이상의 장타율과 두 자릿수 도루, 볼넷을 골라내는 선구안까지, 자신이 가진 장점을 2군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종종 1군의 부름을 받아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아쉽게도 꾸준한 기회를 얻진 못했다. 이진영은 2018년 경찰야구단에 들어가 2019시즌 후반기에 팀에 복귀지만 그의 입지는 여전히 좁았다. 그해 이진영은 1군에서 11경기에 출장했고, 2021시즌이 끝날 때까지 3년간 60경기 밖에 나가지 못했다.

이진영의 야구 인생에 ‘전환점’이 생겼다. 지난 시즌 개막 후에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그는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바뀐 유니폼을 입고 맞은 5월, 이진영은 키움과 3연전에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반짝’였다. 그러나 6월부터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70경기에 출전한 이진영은 홈런 8개를 날렸으나, 타율이 0.200까지 떨어진 상태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한화 외야수 이진영. 한화 제공



올 시즌도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5월 팀이 필요할 때 ‘한 방’씩을 날려주며 번뜩였다. 지난 시즌과 차이점은 이 흐름이 6월에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달 3일 삼성전에서는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며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타격 직후 배트를 시원하게 던진 ‘빠던’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진영은 특히,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에 꼭 맞는 활약을 이어갔다. 6월 들어 한화의 리드오프 중책을 맡은 그는 0.243의 다소 낮은 타율 속에서도 공을 끝까지 보면서 20개의 볼넷을 골라 0.411의 높은 출루율을 기록했다. 팀이 6연승을 질주한 지난달 28일 KT전에서는 동점 2점 홈런을 날려 여전한 ‘한 방’ 능력을 뽐냈다.

연승 기간 만난 한화 외야수 이진영이 환하게 웃고 있다. 배재흥기자



이진영은 최근 활약에 대해 “1번 타자로 처음 출전했을 때는 다른 선수의 대체자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외야 주전 선수로 경기는 나가지만, 계속 경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홈런을 치고 있긴 하지만, 당장 목표는 한 번이라도 더 출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영은 지난 2일 삼성전에서 4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연속 득점 기록이 끊겼고, 한화도 1-2로 져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번뜩임에 꾸준함을 더한 이진영이 18년 만에 8연승이란 대기록을 작성한 한화와 함께 비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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