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택연의 피지컬이나 원지안의 존재감보다 놀라운 사실('가슴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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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월화드라마 <가슴이 뛴다> 는 새롭거나 설레서 가슴이 뛰는 드라마는 아니다. 가슴이>
이 드라마는 뱀파이어 선우혈(옥택연)과 상속받은 낡은 건물에서 뱀파이어를 발견한 주인해(원지안)의 로맨스로 전개된다.
심지어 뱀파이어의 존재를 믿지 않는 주인해와 이를 증명하려는 선우혈의 밀당까지 뭔가 익숙하다.
선우혈 역의 배우 옥택연은 피지컬로는 뱀파이어이자 히어로 주인공으로 최적의 캐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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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KBS 새 월화드라마 <가슴이 뛴다>는 새롭거나 설레서 가슴이 뛰는 드라마는 아니다. 이 드라마는 뱀파이어 선우혈(옥택연)과 상속받은 낡은 건물에서 뱀파이어를 발견한 주인해(원지안)의 로맨스로 전개된다. 선우혈은 가슴이 뛰는 인간의 사랑을 느끼고 싶어 인간으로 변신을 위해 관 속에서 긴 잠에 빠졌다. 하지만 인간이 되기 하루 전에 주인해가 관 뚜껑을 여는 바람에 그의 소망은 깨져 버린다. 아직 본격적인 진행이 되지는 않았지만 선우혈은 피만이 아니라 인간의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인간에 가까운 뱀파이어가 된 듯하다.
<가슴이 뛴다>는 뭔가 익숙한 조합의 비빔밥 같은 판타지다. 심지어 뱀파이어의 존재를 믿지 않는 주인해와 이를 증명하려는 선우혈의 밀당까지 뭔가 익숙하다. 호러, 코믹, 판타지 모든 요소들이 낯익다.
<가슴이 뛴다>는 첫 회에서 근대의 경성을 배경으로 흡혈귀 선우혈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선우혈이 잠들기 전의 시대가 근대의 경성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이 경성 호러의 분위기는 빨아먹을 대로 빨아먹은 뒤라 그리 흥미로운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구미호뎐 1938>에 비해 초라한 세트장과 얄팍한 특수효과 때문에 이 드라마의 경성은 흔한 세트장이 되고 말았다.
<가슴이 뛴다>는 애초부터 그렇게 스케일이 큰 드라마는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여러 아쉬운 점은 있지만 호흡이 빠르고 익숙한 패턴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즐길 수는 있다. 곁가지가 많은 드라마들에 비해 일단 속도감은 좋다. 또 간간이 터지는 코믹 요소는 나름 센스가 있다. 가슴이 뛰는 드라마는 아니지만 허허실실 웃으며 보고 있기엔 나쁘지 않다. 생각할 거리도 별로 없고,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추리할 이유도 없고, 그냥 인간과 뱀파이어의 밀고 당기는 로맨스만 지켜보면 된다. 허나 그러기엔 이 세상에 너무 재밌는 콘텐츠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선우혈 역의 배우 옥택연은 피지컬로는 뱀파이어이자 히어로 주인공으로 최적의 캐스팅이다. 그럼에도 옥택연의 선우혈이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다. 옥택연은 선우혈의 '빙구미(?)' 같은 매력은 잘 살려낸다. 다만 <가슴이 뛴다>는 기본적으로 로맨스를 깔고 있기 때문에 뭔가 설레는 감정이 오가는 감정의 포인트를 잘 잡아주면 금상첨화다. 옥택연의 선우혈은 거슬리진 않지만 그렇다고 이 뱀파이어의 매력에 푹 빠질 정도의 능력치는 아니다. 그건 이 캐릭터의 단순함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 옥택연이 선우혈만이 지녔을 법한 설렘 포인트를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도 같다. 달콤한 케이크의 크림을 걷어낸 캐릭터와 퍽퍽한 빵 같은 연기랄까?
반면 배우 원지안이 보여주는 주인해는 뭔가 궁금해지는 지점이 있다. 주인해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히어로 남주인공을 만나는 어쩌면 굉장히 빤히 로맨스 드라마의 클리세 여주인공이다. 하지만 원지안의 연기는 그런 클리세에서 빗겨나 있다. 생활 연기와 로맨스 연기 사이의 어떤 지점에서 원지안은 차분하면서도 과하지 않은 주인해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런 원지안의 주인해는 빤한 판타지 로맨스 물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런데 사실 <가슴이 뛴다>의 가장 놀라운 점은 여주인공의 존재감보다 이 드라마가 웹툰 원작이 아니라는 데 있다. 설정이나 전개 모두 웹툰에 가까운데 말이다. 웹툰에서 드라마로의 각색이 아닌, 처음부터 웹툰의 DNA를 가지고 만들어지는 드라마의 시대에 확실히 접어든 느낌이랄까?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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