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박경상, KCC 전력분석으로 새 출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전주 KCC에서 은퇴한 박경상이 전력분석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FA 대상으로 공시됐던 박경상은 구단과 상의 끝에 은퇴했고, 이후 공식적으로 KCC 전력분석 업무를 맡게 됐다.
박경상은 전력분석을 맡게 된 과정에 대해 “시즌이 끝난 후 구체적으로 언제쯤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단장님께서 직접 얘기해주셨다.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많이 아쉬웠지만, 마음을 잡고 맡은 업무를 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경상은 2012-2013시즌 드래프트 전체 4순위로 KCC에 지명됐다. 리빌딩에 돌입했던 KCC는 박경상에게 전폭적으로 기회를 줬고, 박경상은 연세대 재학 시절 보여준 공격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데뷔시즌 51경기 평균 27분 5초를 소화하며 10.1점 3점슛 1.3개 2.8리바운드 3.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박경상은 2017-2018시즌 초반이었던 2017년 11월 김진용, 주긴완과 트레이드돼 울산 현대모비스로 향했다. 박경상이 트레이드를 통보받은 후 눈물 흘렸던 건 농구계에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박경상은 “어린 마음에 울었다. KCC에 남고 싶다는 말씀도 드렸다. 워낙 좋은 팀인 데다 상무 시절까지 포함하면 6년 동안 있었다. 정들었던 팀과 헤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고, 첫 트레이드다 보니 눈물이 났던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박경상은 이후 창원 LG-원주 DB를 거쳐 KCC에 돌아왔고, 복귀 후 치른 2022-2023시즌이 현역 마지막 시즌이 됐다. 정규리그 통산 기록은 365경기 평균 17분 41초 5.3점 1.8리바운드 1.7어시스트. 2018-2019시즌에는 44경기 평균 19분 동안 5.5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몹벤져스’의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박경상은 “트레이드 당시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돌아보면 현대모비스에서 우승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다시 불러준 KCC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있다. 데뷔했던 팀에서 은퇴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은퇴 당시에는 아쉬움이 컸지만,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라며 웃었다.
박경상은 “날짜, 상대, 기록 모두 기억에 남는다. 원래 안 떠는 성격인데 첫 경기여서 굉장히 떨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경기력이 안 좋았지만, 데뷔 후 점점 동료들과 친해지고 적응하다 보니 경기력도 조금씩 좋아졌다. 그래서 첫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박경상은 현재 새로운 업무를 익히는 데에 한창이다. 외국선수 영상을 편집하는 것은 물론, 최형길 단장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외국선수의 프로필을 출력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최근 미국 댈러스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받은 국내선수들의 영상 편집을 맡기도 했다.
박경상은 “며칠 동안은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안 하던 걸 하려니 힘든 것도 많았는데 도움을 받다 보니 차츰 적응하고 있다. 새로운 걸 배워가는 것에 대한 재미를 느끼는 걸 보니 적성에 맞는 것 같다. 선수 시절에는 전력분석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새삼 깨닫고 있다”라고 말했다.
KCC는 FA 최준용을 영입, 더욱 화려한 전력을 구축해 차기 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박경상은 “전력이 좋아졌다.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고 부상 없는 시즌을 치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외국선수를 잘 찾아봐야 한다. 국내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외국선수들을 추천하며 힘을 보태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치려 하자, 박경상은 “팬들에게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해서 한마디만 더 해도 될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프로 데뷔 전부터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을 향해 마지막 코멘트를 남겼다.
“다른 선수들은 은퇴하면 글로 인사를 남겼는데 나는 못했다. 감사하게도 선수 생활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고, 덕분에 행복하게 농구를 할 수 있었다. 일일이 말씀드리진 못하지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응원해준 분들도 많았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앞으로도 응원해주시면 감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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