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금융사들 '격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수윤 이정필 기자 = 지난해 적립금이 30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의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2일부터 시행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개인형(IRP)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별다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퇴직연금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 맞춰 계좌를 운용할 수 있다.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며 마케팅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병의원 사업자를 위한 퇴직연금 프로세스 개선에 나섰다. 의료경영 플랫폼 기업인 리얼비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퇴직연금 간편 입금 서비스'를 선보인다.

퇴직연금 간편 입금 서비스는 리얼비즈의 병의원 급여, 인사관리 플랫폼 서비스인 '닥터와이즈'와 하나은행 기업뱅킹과의 연계로 퇴직연금 부담금 입금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사업주들이 세무사를 통해 부담금을 산정하고 생성과 입금에 필요한 급여 등의 정보를 이메일이나 팩스 등으로 은행에 전달하는 구조였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복잡한 과정을 몇 번의 클릭으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비금융 플랫폼 내에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형 기업뱅킹' 구현으로 제공된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닥터와이즈의 회원사와 근로자들이 하나은행 퇴직연금 DC형에 가입돼 있어야 한다.

하나은행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서 주관하는 '소비자가 가장 추천하는 브랜드' 은퇴설계 금융서비스 부문 1위에 퇴직연금 전문 브랜드 '하나 연금닥터'가 선정되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향후 모바일 연금닥터 서비스 개편을 통해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고객 유형 세분화 ▲다양한 콘텐츠와 솔루션 추가 ▲개인 맞춤 진단 서비스 고도화 등을 추진해 소비자 만족도를 제고할 방침이다. 또 구독서비스를 신설해 정기적으로 고객이 연금자산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고객전담제 개인화 상담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연금고객관리센터 관리대상 고객은 전담직원과 1대 1로 매칭해 전화나 카카오톡 상담 시 연속성 있는 상담이 가능하다. 고객별 맞춤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담고객이 스마트뱅킹 채널 이용 시 전용페이지를 제공해 전담상담원으로부터 퇴직연금 수익률관리, 상품 만기관리, 운용상품 상담 등 퇴직연금에 대해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연금고객관리센터에서는 IRP 계좌 보유나 DC형 퇴직연금 가입 고객에게 디폴트옵션 안내, 자동이체 만기도래 안내 등 체계적인 아웃바운드 상담을 하고 있다. 녹취에 의한 IRP 자동이체 등록, 운용상품(원리금) 변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디폴트옵션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를 오는 8월말까지 진행한다. 대상은 DC·IRP 퇴직연금 가입자 중 인터넷 또는 KB스타뱅킹을 통해 디폴트옵션을 최초 지정하고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이다.

이벤트 참여 고객 중 선착순 5000명에게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오는 9월15일 개별 핸드폰 번호로 일괄 발송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달 31일까지 퇴직연금 DC형과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디폴트옵션 이벤트를 진행한다. 디폴트옵션 상품(초저위험 제외)을 기준금액 이상 매수한 고객 중 선착순 500명에게 삼성 갤럭시북3 프로, 애플 에어팟 맥스, 다이슨 디지털 슬림 청소기, 스타벅스 기프티콘 등의 상품을 제공한다.

증권사들도 이달부터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이 21조6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2월 출시한 '퇴직연금MP 구독 서비스'는 가입자들에게 운용 전문가가 글로벌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모바일로 편리하게 자산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다.

또 지난해 12월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가장 먼저 디폴트옵션 지정 시스템을 열었다. DC 가입 법인 대상 모바일 규약변경 동의 서비스를 제공해 가입자, 사용자 모두에게 디폴트 옵션 업무 편의성을 높였다. 이에 지난 3월 진행된 디폴트옵션 첫 공시에서 증권업 사업자로는 유일하게 디폴트옵션 적립금 상위 5개 기관에 선정됐다.

삼성증권은 지난 5월 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디폴트옵션 현황 첫 공시에서 초저위험등급과 저위험 등급에서 3개월 수익률 1위를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디폴트옵션 상품은 중위험과 고위험 등급에서도 3개월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에 포함되며, 4개의 위험등급별 모두에서 3개월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에 선정됐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연금S톡'을 개설했다. 이 서비스는 가입자가 투자성향, 소득, 연령 등을 입력하면 이를 55개 유형으로 세분화해 각 유형에 맞는 펀드와 비중을 제시한다. 이달부터는 새로운 디폴트옵션 이벤트도 진행한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31일까지 디폴트옵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DC나 IRP 계좌로 디폴트옵션 설정을 완료한 고객 선착순 3000명에게 커피 세트 쿠폰을 지급한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연금백세(연금으로 백세까지)' 퇴직연금 기초교육 동영상을 제작,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려 고객들에게 퇴직연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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