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간 고장없던 금성 에어컨, LG전자 품으로

국내 최초 벽걸이 상품 기증받아
인화원 등에 전시, 유산으로 활용

홍연무(왼쪽)·문희선 씨 부부가 1979년 구입해 45년 동안 고장 없이 정상 작동해온 벽걸이 에어컨 ‘GA-100SP’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제공=LG전자

[서울경제]

경북 경주에 거주하는 홍연무·문희선 씨 부부가 지난 45년간 고장 없이 사용해온 LG 벽걸이 에어컨 ‘GA-100SP’를 LG전자(066570)에 기증했다.

3일 LG전자에 따르면 홍 씨 부부가 기증한 제품은 1979년 LG전자(당시 금성사)가 출시한 것이다. 국내 최초로 에어컨 실외기를 분리해 본체만 벽에 거는 벽걸이형 상품이다. 당시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는 실외기와 본체가 붙어 있는 창문형 에어컨이 대세였다. 벽걸이 에어컨의 등장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당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이 제품은 고장 한 번 없이 45년 동안 가동되다 고스란히 제조사의 품으로 돌아왔다. LG와 도전 정신과 제품 신뢰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인 셈이다.

이번 기증으로 LG전자는 1968년 출시 국내 첫 창문형 에어컨 ‘GA-111’, 1983년 출시 국내 첫 스탠드 에어컨 ‘GA-025’와 함께 이번에 첫 벽걸이 에어컨을 확보했다.

LG전자는 다양한 형태의 최초 에어컨들을 LG인화원과 창원 연구소 등에 전시하고 기술력을 입증하는 유산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홍 씨는 “1979년 봄,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고생하며 공부해야 할 어린 자녀들을 생각해 벽걸이 에어컨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45년 동안 고장 한 번 없이 온 가족의 여름을 시원하게 해준 에어컨을 대견하게 생각해왔으며 사료적 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해 LG전자에 기증했다”고 덧붙였다.

홍 씨의 큰아들인 홍재성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입학하던 때 처음 에어컨이 설치된 방에서 동생과 뜀뛰며 기뻐했다”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 속에서 부모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했다”고 밝혔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