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반공영화 검열 과정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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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영화방송박물관에는 1942년 당시 나치가 영화 '타이타닉' 시나리오에 대한 검열 결과(평가표)를 담아 제작사에 보낸 공문이 있다.
영상자료원에 따르면 상당수 반공영화는 중앙정보부가 본편 검열(상영 허가)에 나섰고 중요 영화의 경우 시나리오 검열에 참여했다.
영상자료원은 "이번 반공과 검열 컬렉션은 향후 한국영화의 검열사 뿐 아니라, 한국영화사 나아가 대중문화의 역사 전반을 재구성함에 있어 필수적인 사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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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1955년~1970년 반공영화 153편 검열자료 공개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영화방송박물관에는 1942년 당시 나치가 영화 '타이타닉' 시나리오에 대한 검열 결과(평가표)를 담아 제작사에 보낸 공문이 있다. 공문에는 “타이타닉 침몰을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영국 자본주의 탓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영화검열 자료를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를 통해 1955년~1970년 사이 제작된 반공영화 153편의 검열자료를 공개했다. 총 9038면으로, 영화당 약 60페이지 분량이다. 한국전쟁 이후 이승만박정희 시절 국내 미디어 검열의 기준과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한 사료로, 지금껏 직접 방문해야 열람 가능했던 자료를 이제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다.
반공영화는 1960년대 후반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정착되며 기존의 전쟁영화와 함께 국내 간첩 색출을 위한 정보원의 활약을 그린 국내 간첩물, 해외 간첩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내용의 국제 간첩물들이 다수 등장했다. 영상자료원은 “친정부적인 영화라는 인식과 다르게 반공영화의 검열 강도는 낮지 않았고, 검열 관련 사건 역시 적지 않은 편이었으며 다른 영화에 비해 검열의 절차나 주체 역시 특수했다”고 설명했다.
검열의 한 예로는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조긍하의 <철조망>(1960)을 들 수 있다. 당시 검열의견서를 보면 “포로수용관리 문제는 국제법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무질서한 관리는 국제 신의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인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한 점에 대해 하등의 법적 책임을 지우지 않는 점은 법치국가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보초 경비하는 미군인이 일개 여성에게 지극히 간단히 유혹된 점은 자유우방으로서의 미국에 오해를 살 염려가 있다”며 '상영 불허'했다. 결국 제작사는 대대적인 재편집에 나서야 했다.
영상자료원에 따르면 상당수 반공영화는 중앙정보부가 본편 검열(상영 허가)에 나섰고 중요 영화의 경우 시나리오 검열에 참여했다. 중앙정보부 검열 참여 기록은 1961년 9월 <붉은 두목>(이영)에서부터 찾을 수 있으며, 1968년 말부터는 '국가 안위'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영화뿐 아니라 모든 상업영화의 검열자로 참여했다. 영상자료원은 “이번 반공과 검열 컬렉션은 향후 한국영화의 검열사 뿐 아니라, 한국영화사 나아가 대중문화의 역사 전반을 재구성함에 있어 필수적인 사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공과 검열' 컬렉션 링크 =https://www.kmdb.or.kr/collectionlist/detail/view?colId=581&isLooked=true#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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