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KBS 2TV 폐지해야" KBS 기자 "9시뉴스는 보느냐"

조현호 기자 2023. 7. 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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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2차례 재허가 미달 세 번은 삼진아웃" 기자들과 설전
방송독립성 심각한 침해 아니냐 묻자 "세번은 심하다"
편향방송 주장에 KBS 여당반장 "KBS 뉴스 본 적 있나, 우린 기계적 중립"
기자 "중립이 뭐냐" 박성중 "2대8 3대7 정도로 편향, 더 중립적이어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국민의힘이 이번엔 KBS 2TV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방송장악과 독립성훼손 우려가 나온다.

KBS가 편향됐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KBS 기자(1진 반장)가 “KBS 9시뉴스를 보느냐”, “KBS가 기계적 중립으로 보도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볼 수 있느냐”고 반박하자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는 KBS가 기계적 중립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설전을 벌였다.

박성중 김영식 윤두현 허은아 홍석준 등 국민의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1분기 425억, 하루 4억7000씩 적자 낸 무능한 KBS 김의철 경영진, 방송 재허가 요구할 자격이 없다”, “문재인 정부 때 이미 2차례 재허가 점수미달, 공영방송 책무 형해화 KBS 2TV 당장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올해 말로 예정된 방통위의 재허가 심사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KBS가 두차례 재허가 점수 미달이 됐다는 점을 들어 “실제로 이대로라면 KBS 2TV 재허가 통과는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7년과 2020년 사례를 들어 “이제 국민이 외면하는 KBS 2TV를 조건부 재허가로 연명해주는 것은 국민의 수신료 낭비”라며 “공영방송으로서 한참 미달인 KBS 2TV가 역사에서 사라졌어야 이치에도 맞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함량 미달인 KBS를 문재인 정권이 비호해주니 뻔뻔하게 친민주당 세력의 나팔수로 활약하며 편파왜곡 조작을 남발할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수신료를 볼모 삼아 조작 방송을 남발하는 KBS 김의철 사장과 경영진의 방만 경영을 타개할 방안을 공영방송이라기에는 한참이나 함량 미달인 KBS 2TV를 즉시 폐지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 프레스라운지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KBS 2TV 폐지 촉구를 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과 윤두현 의원 등은 기자회견을 한 뒤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 프레스라운지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논쟁을 하기도 했다. 'TV조선도 방통위의 점수조작 논란 때문에 법적 책임 문제까지 됐는데, 2TV를 폐지해야 한다고까지 얘기하는 것은 방통위의 공정한 판단에 외압을 가하고, 독립성에 심각한 침해를 줄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올 수 있지 않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박성중 의원은 “방통위도 충분히 판단하라는 걸 보내는 것”이라며 “한 번 (재허가 점수 미달)했다고 하면 개선의 여지가 있고, 두 번 했다면 개선의 여지가 좀 작아지는 것이고, 세 번 됐다고 하면, 방송의 자질에 큰 문제가 있다고 심각하게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는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은 언론장악이라고 규탄대회까지 연다는데 어떤 입장이냐'는 다른 기자의 질의에 박 의원은 “야당이 왜 그렇게 하겠느냐”며 “자기들한테 유리하니까, 언론장악이라고 몰고가지 않겠느냐. 자기들한테 불리한 방송이라면 그렇게 하겠느냐. 장악하지 않은 방송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많은 국민들 잘 안다”며 “KBS가 어떻게 방송되고 있고, 경영진이 어떻게 장악됐는지, 민노총 언론노조에 어떻게 장악돼 있고, 이런 것을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KBS가) 우리 편 해달라는 것 아니다. 좀 중립적으로 해달라 절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이제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문재인 정부도 끝나지 않았느냐. 중립적인 입장에서 방송을 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설명을 듣던 KBS 기자가 “개인적인 질문인데, 의원님 KBS 뉴스 보신 적 있느냐”며 “KBS 9시뉴스는 저희는 기계적 중립이 강한 편인데. 그럼에도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과연 KBS 뉴스 보시고 하는 말씀인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의원이 어디시쟈고 묻자 이 기자는 “KBS 1진 반장”이라며 “제가 많이 취재를 하는데 얼굴을 모르는 것 보니 바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KBS 뉴스 당연히 본다”며 “저희들은 기계적 중립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좀 더 객관적으로 중립적인 자리를 지켜줬으면 하는 저희들의 요구사항”이라며 “또 KBS가 공영방송이고 대표방송으로 지켜지기를, 기능을 유지해주기를 바란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똑같은 입장이다. 앞으로 더 중립적으로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 프레스라운지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KBS 2TV 폐지 촉구를 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에 '중립의 기준이라는 게 모호하지 않느냐. 민주당은 민주당 입장이 중립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이 중립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거기에 맞추지 않으면 폐지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과거 민주당에 의해 방송이 장악됐다고 비판했던 것과 똑같은 내로남불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의도 나왔다. 박성중 의원은 “중립이 50대 50의 기계적 중립을 맞추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가치판단이 다 작용된다. 누가 봐도 어느정도 중립적인 개념을 유지해주라는 것은 대략 보면 40대 60만 되도 우리는 바라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재 KBS에 대해 “완전히 10대 90, 20대 80, 30대 70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여러 가지 중립적이지 않은 사실이 있다. 그런 것을 본다면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KBS가 정부에 우호적인 방송을 원하는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계속 비판하고 괴롭혀서 원하는 방향의 방송을 하게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이어진 기자 질의에 박성중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민주당을 (KBS가) 그렇게까지 (비판)했느냐”며 “윤 정부가 들어오니 KBS가 더 (비판)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중립적인 사항이 아니다. 의도를 갖고 한쪽으로 몰고가고 민노총과 민주당과 한 통속이 돼서 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보고 경고 사인을 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옆 프레스라운지에서 연 백브리핑에서 KBS 2TV 폐지 촉구를 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이에 '문재인 정부 때 (국민의힘이) KBS를 비판하지 않았느냐. 그럼 문재인 정부 때처럼 지금 그런 식으로 하라는 것도 반대로 비판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기자 질의에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건 마이크를 끄고 개인적으로 할 얘기 같다”며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하고 지금은 그렇게 한다고 볼 것이 아니고, 언론의 사명에 진실을 알림으로써 건전한 여론형성 공론의 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언론”이라고 언론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KBS는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과연 그렇게 했나, 진실 알리려고 했느냐”며 “그걸 갖고 얘기하는 것이다. '(자신의 정파에) 유리하지 않으니 그렇게 얘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의 질문을 하면 답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재차 기자가 '언론의 역할이 진실을 밝히는 것 뿐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있지 않느냐. 지금 KBS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질의하자 김영식 의원은 “그건 맞다”고 했고, 박성중 의원은 “어떤 사안을 찬성할 때는 찬성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의 충분한 의견도 전달해야 하는데, 한쪽 시각의 의견으로만 하기 때문에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다” “얘기하려면 끝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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