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고객 잡기 나선 KT... 김은상 상무 “Y브랜드, 세대 공감 이끌어내는 마케팅”

안상희 기자 2023. 7. 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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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성장, 어려운 숙제지만 고객 인식만큼 가격차이 안 커”
김은상 KT 세그.마케팅담당 상무./KT 제공

“통신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산업을 전체적으로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구통계학적인 변수는 물론 고객의 행동과 니즈를 바탕으로 쪼개서 공략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가입자와 고객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죠. 요즘 주목하는 것은 당연 20대 시장입니다.”

KT는 지난해 초 커스트머(Customer·고객)사업본부 내 ‘세그마케팅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세그(seg)는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을 간추린 말로 소비자의 타깃(target)을 연령별로 나누는 것은 물론 생활방식, 성격, 니즈(needs·요구), 행동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을 말한다. 신설된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은상 세그마케팅담당 상무는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20대 시장 규모 자체는 매년 20만명씩 줄고 있지만, 이들은 개개인이 1인 미디어 역할을 해 메시지 수용성과 전파력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년 29세에서 30세로 넘어가는 인구는 70만명인데, 19세에서 20세 넘어가는 인구가 50만명이다. 결국 20대 인구 자체는 감소해도 이들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가 이끄는 세그마케팅담당 조직에서는 KT의 20대 전용 브랜드 ‘와이(Y)’, 가족결합, 로밍 등을 아우르고 있다. 김 상무는 KT에서 20년간 마케팅을 담당해 온 마케팅통이다. 김 상무는 2004년 번호이동과 010 번호통합 당시에도, 2009년 아이폰 도입 때에도, 2014년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했을 때도 KT의 마케팅 조직에서 역할을 했다. 통신산업 내 기술이나 제도가 바뀐 중요한 순간을 경험한 그에게 이번에는 20대를 사로잡는 역할이 주어진 셈이다.

최근 통신 3사는 모두 MZ(1980~2000년대 출생 세대)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KT는 ‘Y’, SK텔레콤은 ‘0(영·Young)’, LG유플러스는 ‘유쓰’ 브랜드를 선보이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통신 3사가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 혜택을 더 주고 할인을 확대하는 마케팅방법이 유사하지 않느냐에 대해 그는 “20대를 사로잡으려면 혜택과 요금할인 외 공감을 이끌어내는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KT의 Y브랜드는 20대가 불확실한 미래에 성장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점에 주목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KT는 100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Y퓨처리스트 그룹을 21년간 운영 중이다. 이들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로 20대가 좋아할 혜택과 요금제를 고민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의 협업, 플랫폼 구축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 상무는 “대학생들이 더 이상 강의노트를 안 쓰고 태블릿을 활용하는데, 이런 트렌드를 Y퓨쳐리스트 그룹을 통해 빠르게 포착해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다”고 했다.

통신 3사에게 20대는 가장 고민이 큰 시장이기도 하다. 최근 가성비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통신 3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는 알뜰폰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김 상무는 젊은 층의 알뜰폰 선호 현상에 대해 “어려운 숙제”라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것은 모든 사람의 니즈인데, 가입 이후 KT가 제공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데이터공유, 결합 등으로 받는 혜택을 모두 감안하면 고객들이 인식하는 만큼 알뜰폰과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준거가치와 차별가치가 합쳐져 고객가치를 제공하는데, 결국 지속적으로 차별된 가치를 주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준거가치는 고객이 A를 구매할 때 다른 대체제 B를 선택하면서 발생하는 가격차를 말하는데, 결국 알뜰폰이 주지 못하는 고객서비스 만족이나 결합혜택 등으로 차별화된 가치를 주겠다는 이야기다.

최근 정부에서는 로밍요금 인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연내 로밍요금 인하와 5G 요금 시작 구간이 낮춰지도록 할 것”이라며 통신사를 압박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2일 연말까지 ‘가족로밍 프로모션’을 진행, 가족 구성원 중 한 명만 로밍 요금제에 가입한 뒤 3000원을 추가로 내면 최대 5명이 데이터를 함께 쓸 수 있는 안을 선보이며 화답했다. 김 상무는 KT도 로밍요금 인하 관련 준비 중인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상대국 해당사업자와의 협상이 걸려있는 사안으로 쉽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했다. 그는 “KT는 가족 외에도 지인과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 점을 감안해 지인끼리 여행을 갈 때도 결합할인을 해주는 상품을 내놓았고, 현재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결합 마케팅에 대해서는 “단말기가 비싸진 만큼 가족 간 데이터 공유나, 1인 가구를 위한 혜택을 늘리는 등 사용 가치를 늘리는 데 고민하고 있다”며 “미성년자 고객이 부모님과 대리점에 방문을 많이 하는데, 가족결합 내에서도 이런 니즈를 세분화해 부모가 받는 회선할인을 자녀에게 주는 형태로 다양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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