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초급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박차
내년 전략사 창설·드론작전사 임무 수행 착수 과제
국방부가 군 초급 간부의 복무 여건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보수 체계와 휴식 여건, 주거 환경 등 전반적으로 살피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3일 ‘2023년 전반기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관하고 “초급 간부들의 근무여건 개선과 사기 고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초급 간부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기를 살려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김승겸 합동참모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각 군 주요 직위자들이 총출동했다.
최근 초급 간부 지원은 줄고 중도 이탈 현상은 가속하면서 군의 전력 부족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지난해 학군·학사 장교 경쟁비(선발인원 대비 지원자의 비율)는 2015년의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전역을 신청한 육·해·공군 5년 차 장교는 184명으로 2019년 이후 최다였다.
육·해군은 학군사관(ROTC) 후보생 선발 횟수를 연 1회에서 2회로 늘리기로 했지만 저출생 문제와 겹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2025년까지 병장 월급을 200만원으로 인상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초급 간부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졌다.
이에 국방부는 매년 인력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군 초급 간부의 복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인사관리제도를 개선하고 보수와 복지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초급 간부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단기복무장려금을 증액하고 전역 후 취업 지원도 강화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실효적인 대책들이 최하위 제대까지 즉각 시행돼야 하며 개선 과제들을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초급 간부야말로 창끝부대 전투력의 근간이자 전투형 강군 육성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 진행된 토론 시간의 3분의 2가 초급 간부 여건 개선 문제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여단장과 해군 함장, 공군 전투비행대대장 등 예하부대 지휘관들은 각 부대의 초급 간부들이 보수 체계 외에도 훈련 및 근무 후 휴식 여건, 장기복무 기회, 주거 환경 등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최근 보급된 모듈러형 숙소 시설이 만족도가 높은 만큼 연내 격오지 위주로 최대한 이같은 시설을 갖춰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방부는 정책 추진에 요구되는 예산 증액소요분을 연내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 등 관계 부처에 설명할 계획이다. 분기별로 자체적으로 추진평가회의를 열어 과제 추진 추동력을 유지한다. 필요한 법령과 제도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실효성 있는 비예산 추진 과제를 지속해서 발굴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회의를 마치며 “초급 간부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주인 의식을 갖고 스스로 존재감을 인식하면서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부는 북한 무인기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것도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했다. 북한 무인기 도발 유형별로 대응 방안을 구체화하고 10월 중 합동 방공작전 지침서를 개정한다. 지난달 드론작전사령부령을 공포한 데 따라 조속히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고 임무 수행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정신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 실상을 교육하고 안보 현장 체험학습 기회를 늘린다. 이달 중에는 전쟁기념관 내에 북한 군사도발실이 구축될 예정이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해 합참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센터를 핵·WMD 대응본부로 확대 개편한 군은 내년 중 전략사령부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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