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떼우려 또 빚 '돌려막기' 하다보니 "더 늘었다".. 취약차주 대출 1조 원 이상 '껑충'

제주방송 김지훈 2023. 7. 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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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잔액 24조 원 줄었지만
취약차주 대출 1년 새 1.2조 늘어
1인 당 남은 빚 7,500만 원 이상
연체율 0.2%p 상승 "건전성 악화"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감소했는데, 대출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이른바 '취약차주' 빚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정된 소득에 이자 감당이 안되면서, 재차 이자 상환을 위해 빚을 내서 떼우고 돌려 막는 악순환이 재정 부담을 악화시킨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들의 채무상환 등 어려움이 커지고, 연체만 늘어난다면 연관된 금융권 부실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오늘(3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 대출잔액이 94조 8,000억원으로 1년 전 93조 6,000억 원보다 1조 2,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들 취약차주 1인당 대출잔액은 7,495만 원이던게 7,582만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취약차주'는 세 군데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자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대출자를 의미합니다.

취약차주의 대출잔액 증가세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감소세와는 대조 양상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실제 2021년부터 기준금리가 3%포인트(p) 오르고 대출 금리가 인상되면서 우선적으로 가계마다 빚을 정리하려는 이른바 '디레버레이징(Deleveraging)'이 분주했습니다.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 등으로 부채를 축소하는 것으로, 우선 차입 비중을 줄이려는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말 1,845조 3,000억원으로 1년 전 1,869조 7,000억 원보다 24조 4,000억 원 줄었고 1인당 잔액도 9,376만 원에서 9,334만 원으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취약차주는 대출은 물론, 연체 대출이 동반 증가 양상입니다.

저소득에 저신용, 다중채무까지 재무구조가 취약한 취약차주는 오히려 대출이 늘고 대출 건전성마저 악화됐다는 얘기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7%로 1년 전 0.5%보다 0.2%p 올랐습니다.

더구나 연령대별로 비슷한 상승 추이를 보였습니다. 청년층, 고령층 상승 폭은 두드러졌습ㄴ다. 30대 이하 청년층이 지난해 1분기 0.4%에서 올해 1분기 0.6%로 상승했고 40대와 50대는 같은 기간 0.5%에서 0.7%로 올랐습니다.

은퇴 후 수입이 적은 60대 이상은 0.6%에서 0.9%로 상승 폭이 컸습니다.

이같은 취약차주 증가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 역시 동반 증가세를 보이는 실정입니다.

1분기 기준 일반은행의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28%로 6개월 전(0.23%)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비은행금융기관 가운데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여신전문금융회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4.64%, 2.94%, 1.50%로 6개월 전보다 상승했습니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이같은 가계대출 연체채권의 부실 우려를 우려한 바 있습니다.

금융권 전반에서 상승하고 있는 가계대출 연체가 주로 취약차주로부터 발생한 때문으로, 신규 연체차주 58.8%, 신규 연체잔액의 62.8%가 취약차주 몫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새로 연체가 발생한 취약차주 39.5%의 경우엔 새로 늘어난 빚이 연간 소득을 웃도는 수준이라,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특히 취약차주 대출이 몰린 비은행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관련해 한은 측은 "취약차주와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날 수 있어 가계대출 연체율도 당분간 상승할 것"이라면서 "2020∼2021년 중 저금리 환경과 정책 지원 조치로 잠재됐던 가계대출 부실이 현재화하고 누적되면서, 금융기관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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