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2023] (13) 단국대 이두호 "나는 팀이 원하는 것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

조형호 2023. 7. 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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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들의 美생을 위해’ 2023 KBL 신인드래프트를 빛낼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보자.
[점프볼=조형호 인터넷기자] 열세 번째 미생은 단국대 이두호(F, 191cm)다. 팀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 이두호의 농구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학교 2학년 때 늦게 시작한 농구, 인생의 전부가 되다
이두호는 농구를 비교적 늦게 시작한 편에 속한다. 중학교 1학년까진 운동을 좋아하는 일반 학생이었다. 또래에 비해 덩치가 큰 편이었던 그는 럭비 등 여러 종목 운동선수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는 농구에 흥미를 느껴 취미로 농구교실을 다니다 농구선수 출신 여자 선생님의 소개로 전주원 코치를 통해 광신중 코치의 연락을 받고 엘리트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

중학교 2학년 2학기가 시작할 무렵 이두호의 농구 인생이 펼쳐졌다. 하지만 농구를 시작한 직후에는 몸무게가 100kg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는 자연스레 공과 함께하는 훈련보다 러닝이나 골밑슛, 체력 훈련 등에 집중했다. 그 결과 한 달 만에 20kg을 감량했고, 이후 그의 본격적인 농구 인생이 시작됐다.

“농구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전주남중으로 전지훈련을 갔는데 거기 (이)두원이 형이 있었어요. 그땐 저도 센터였는데 상대가 안 되더라고요(웃음). 전지훈련 내내 두원이 형 상대로 리바운드도 못 잡고 슛도 못 넣다가 마지막 날에 리바운드를 잡고 피벗으로 골밑슛을 넣었던 기억이 나요. 하상윤 코치님께서 너무 좋아하시면서 제가 늘고 있다고 해주셨죠.”

“돌이켜 보면 하상윤 코치님께 가장 감사한 것 같아요. 그땐 하루도 안 쉬고 운동을 했거든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즐거웠어요. 선생님께서 하나 하나 짚어주셔서 많이 늘기도 했고요, 가끔 그때 더 열심히 하지 못했다는 것에 후회도 합니다.”

기량이 발전할수록 농구에 더욱 흥미를 느끼게 된 이두호는 중학교 3학년 때 왕중왕전 준우승을 경험하며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자연스레 연계 학교인 광신정보산업고로 진학을 선택했다.

#광신정보산업고에서 인헌고로, 센터에서 포워드로
이두호는 중학교 3학년 때 왕중왕전 준우승을 경험하며 자신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자연스레 연계 학교인 광신정보산업고로 진학을 선택했다.

“박성훈 코치님이 인헌고등학교로 가시면서 저도 코치님을 따라 전학을 택했어요. 포지션을 변경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언에 곧바로 따라갔던 것 같아요. 전학 후 1년 동안 설날 하루 쉬고, 매일 오전, 오후, 야간 운동을 다 했어요. 포지션을 바꾸면서 민첩성을 기르기 위해 살도 더 빼고 정말 노력했죠. 그때가 정말 힘들었는데 1년 동안 열심히 하다 보니 드라이브 인과 미들슛을 다 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인헌고로 전학간 후 센터에서 포워드로 포지션 탈바꿈에 성공한 이두호는 이후 신종석 코치의 지도 아래 더욱 성장 속도를 끌어올렸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단국대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교 입학했을 때 설레기도 하고 신났는데 코로나19가 시작됐잖아요. 동계 훈련 때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너무 아쉽더라고요. 대회가 생겨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준비하다 보면 다시 취소되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 맥이 많이 빠졌죠. 그래도 그때 당시 4학년 형들 드래프트 나가기 전에 U리그 대회를 경험했는데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나요.”

#단국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을 기억하며
“저희 운동이 힘든 편이거든요(웃음). 대학교에 처음 왔을 땐 적응하기도 어렵고 힘들기도 했는데 버티자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전 선배나 후배 등 사람을 정말 좋아해요. 형들에게 의지하면서 버틸 수 있었어요. 그 형들 나가고 함께 하던 사람들이 사라지니 조금 힘들었는데 그때 염유성이 나타났죠(웃음).”

이두호의 대학 생활에서 후배 염유성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둘은 함께 운동하고 의지할 뿐만 아니라 취미 생활을 공유하고 맛집을 다니며 서로의 버팀목이 됐다. 염유성 또한 이두호를 두고 ‘정말 잘 챙겨주고 고마운 형’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조종민 형이 나갔을 때도 그렇고, (염)유성이가 얼리 엔트리로 프로에 먼저 갔을 때도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의지할 대상이 사라졌다고 해야 하나? 얼른 프로에서 다시 만나야죠(웃음).”

프로행을 위한 신인드래프트라는 관문을 앞두고 있는 이두호는 올 시즌 U리그 평균 12.2점 6.5리바운드로 활약하고 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수비와 리바운드 가담, 쏠쏠한 득점 가세로 단국대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유종의 미를 바라는 이두호 “프로 무대보단 남은 경기들에 초점”
“저는 시키는 것을 다 하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주문을 받으면 그대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요.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팀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뛰는 것 같습니다. 슛하고 리바운드에 자신 있는 파워포워드형 선수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이두호는 MBC배와 U리그 본선 무대 등 대학에서의 여정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신인드래프트 도전자로서 남은 대회들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더욱 증명해야 할 터.

“아직 프로 무대에 대한 생각보다 남은 대학에서의 대회와 남은 경기들에 최대한 집중하고 싶어요. 여기서 제가 후회 없이 증명해야 프로에서의 모습도 결정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둘 생각입니다.”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동안 농구공을 붙들고 있었던 이두호.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가 대학에서의 남은 대회를 아름답게 끝마치고 프로 무대에 당당히 입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사진_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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