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日오염수 신경전 최고조…소속 의원 '비상대기령'도

최평천 2023. 7. 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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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류계획 검증' IAEA 보고서 제출 앞두고 "괴담 마약 중독돼 선동" vs "IAEA 로비 의혹도" 충돌
與 "변두리 불량국가 야당처럼 행동" 野 "정부는 대비책 있나"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7.3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철선 한주홍 기자 = 여야는 3일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계획을 검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오는 4일 IAEA가 일본 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야 모두 의원들에게 '국회 대기령'까지 내리며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과학적 검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김기현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우병 괴담, 천안함 자폭 괴담, 사드 괴담처럼 달콤한 '괴담 마약'에 중독된 민주당은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로 먹거리 공포의 주술을 외우며 국민의 불안과 사회 갈등을 키우고 있다"면서 "정치적 이득을 꾀하고 있는 것"이라 비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온갖 괴담을 생산·유포한 민주당은 IAEA가 어떠한 결론을 내든 자신들이 원하는 결론이 아니면 무조건 반대할 태세"라며 "보편적 국제 기준과 규범을 따르지 않고,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 변두리 불량 국가의 야당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주말마다 장외집회를 열어 오염수 거짓 선동과 차마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막말을 쏟아낸다"며 "도를 넘는 막말이 (대)국민 쿠데타"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또 지난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78%가 오염수 방류에 '걱정된다'고 답한 데 대해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저도 그렇고 국민 전체가 방류하는 것보다 안 하는 게 낫다고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안전하다고 결과가 나오면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오염수 방류계획이 안전하다'는 IAEA 결론이 나오면 민주당이 수세에 몰릴 것으로 기대하며 향후 야당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장외 집회에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할 계획은 현재로서 없지만, 국회에서 야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원내 공지를 통해 "다음 주는 의원님들 모두 국회 비상 상황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에는 국회에서 IAEA 검증 결과 보고 후속대책 당정 회의를 개최해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

다만, IAEA가 방류가 '안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낼 경우에는 국민의힘도 공식적으로 방류 반대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안전하지 않은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반대할 것인 만큼, 국제사회와 공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광온 원내대표. 2023.7.3 xyz@yna.co.kr

더불어민주당은 IAEA의 검증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IAEA 보고서는 과학적 보고서보다는 정치적 보고서 우려가 크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라며 "방류에 사실상 찬성하고 있는 한국 정부는 과연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와 관련해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본에 승소한 이유는 '장소의 위험성'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인데 한국 정부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방류를 찬성하게 되면 과연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 금지할 명분을 지킬 수 있을지 묻는다"고 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IAEA 보고서는 로비 의혹까지 있는 상황이다. 일본 자본이 IAEA로 많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공정한 보고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국민 서명운동, 장외집회에 이어 단식 투쟁, 원정 투쟁까지 나서며 전방위적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5선 중진 안민석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방일 해양 투기 저지 의원단'은 오는 10~12일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어민 대표 4명과 함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관저 앞과 일본 국회 앞 등을 찾아 오염수 방류 반대 의사를 알리고 돌아올 방침이다.

민주당도 소속 의원들에게 출국 자제와 함께 비상 대기령도 내렸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도중 지인과 일본 여행 관련 문자를 주고받아 논란이 인 것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 조금 더 엄중한 대처를 하는 차원에서 필수 공무 이외에 의원들의 출국을 자제토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IAEA 최종 보고서 제출을 전후로 당분간 여야 간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가 합의한 '오염수 청문회'도 불발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오염수 규탄 결의안이 채택되자 청문회 개최를 거부하기로 했다.

한편, '후쿠시마 오염수 초당적 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해양 테러와 다름없는 무단 방출 계획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핵오염수 방출을 결사반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에는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과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 민주당 하헌기 전 청년대변인, 정의당 김종대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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