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도 혀를 내두른 파이널보스 전성기 WHIP, 부활한 왼손 해결사가 다가간다[SS스타]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오승환 선배 WHIP는 정말 어렵네요. 아직 멀었습니다.”
작년 여름이었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고 있던 LG 마무리 고우석은 ‘이제는 오승환과 비교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2022시즌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96으로 펄펄 날았는데 WHIP는 범접할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파이널 보스’ 오승환의 전성기는 눈부셨다. 입단 첫해부터 WHIP 0.67을 기록했고 2년차였던 이듬해 곧바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47세이브 WHIP 0.69를 마크했다. 삼성 왕조 시절의 시작점을 찍은 2011년에 다시 47세이브. 그리고 WHIP를 0.67까지 내렸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9회 타자 한 명 출루조차 힘들었으며 사실상 역전은 불가능했다. 20세기로 시계를 돌려야 마무리투수 WHIP 0.67보다 뛰어난 숫자가 나온다. 국보 투수 선동열이 두 차례 WHIP 0.50대를 기록했다. 선동열의 KBO리그 한 시즌 최소 WHIP는 1993년 0.54다. 일본 진출 전해인 1995년에는 0.58을 올렸다.
그런데 올시즌 당시 오승환의 WHIP에 다가가는 투수가 있다. 과거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20대 초반부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지난 2년 동안 1군에서 보기 힘들었던 LG 좌투수 함덕주(28)다.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 2이닝 퍼펙트 투구로 강렬한 시작점을 찍더니 입단 11년차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바라본다. 지난 2일까지 39경기 39이닝 3승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1.15 WHIP 0.77을 기록하고 있다.
압도적으로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특이한 투구 모션에서 나오는 디셉션과 마구에 가까운 체인지업이 함덕주를 특급 좌완 반열에 올려놓았다. 무엇보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제구가 잘 된다. 단순히 제구의 영역을 넘어 보더라인에 걸치고 스트라이크존 상단도 활용하는 커맨드 영역에 들어섰다. WHIP에서 드러나듯 극도의 짠물 피칭을 하는데 피안타율은 0.136, 피출루율은 0.214다.
사실상 LG 불펜의 대들보 구실을 하고 있다. 개막전 완패 흐름을 끊는 2이닝 무실점 투구를 시작으로 이닝을 가리지 않고 철벽투를 펼친다. 시즌 초반 필승조 고우석, 정우영, 이정용이 나란히 부상 혹은 부진하자 함덕주가 마무리와 셋업맨, 롱릴리프를 두루 맡았다. 9회 세이브 투수가 필요할 때는 세이브를 올리고 멀티 이닝을 막아줘야 할 때는 1이닝 이상을 소화한다. 고우석이 돌아오자 8회 마운드에 올라 홀드를 기록한다.
올해 애리조나 캠프까지만 해도 특별히 목표를 두지 않았다. 당시 함덕주는 “그동안 너무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TV로 1군 경기를 보는데 동료들끼리 더그아웃에서 대화하고 웃는 장면만 봐도 너무 부럽더라. 그래서 올해 목표는 최대한 오래 1군에 있는 것이다. 올해는 1군에서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금은 즐거운 것을 넘어 정상을 응시한다. 스스로 “이렇게 제구가 잘 된 시즌이 있나 싶다. 예전에는 제구가 안 되면 그냥 가운데만 보고 던진 적도 있다. 올해는 제구가 잘 되니 경기를 편하고 쉽게 풀어가고 있다”고 놀랐다.
구단은 이전부터 기대하고 준비했다. 오는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고우석, 정우영 두 필승조가 승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캠프부터 대안을 마련했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함덕주가 정상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필승조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계산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다. 올시즌 LG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15이닝 이상 소화)을 기록한 것은 물론, 리그 전체를 봐도 WHIP 0.78의 KT 김재윤과 함께 절정의 안정감을 자랑한다. 함덕주가 있기에 시즌 초반과 중반은 물론 AG이 열리는 시즌 후반에도 안심이 되는 LG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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