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감독 “슈퍼카 명품 구입에 많은 제작비, 넷플릭스가 오히려 독려”[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김철규 감독이 '셀러브리티'를 연출한 이유와 연출의 의도를 밝혔다.
김철규 감독은 7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셀러브리티'(각본 김이영/연출 김철규) 인터뷰에서 작품의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셀러브리티'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작품.
드라마 '자백', '시카고 타자기', '공항 가는 길', '대물', '황진이' 등을 연출한 김철규 감독은 "무겁고 진지한 작품이 거의 다이다. 진지한 작품만 주로 해왔다. 그런 아이템들에 끌렸던 것 같다. 그런 작품들을 하면서도 라이트하고 트렌디하고 경쾌하고 화려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다. 그런 생각을 해오던 차에 니즈에 딱 맞는 작품을 만나게 됐던 것 같다. 화려하고 사치스럽고 막장스럽기도 한 드라마를 한 번 해보는 것도 의미 있고 재밌는 경험이 되겠다 싶었다"고 도전 이유를 언급했다.
이전까지는 SNS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김철규 감독은 "작품 소재가 그렇다 보니 SNS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작품 특성상 젊고 트렌디한 영역이라 생각했다. 핫하고 힙한 부분에 대해 연출자로서 그 부분에서 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세계를 들여다봐야겠다 접해보고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흐름은 어떤 건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건 어떤 건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봐야겠다고 시작했다"고 했다.
작품에 나오는 수많은 SNS 용어들도 생소하게 다가왔다고. 김철규 감독은 "대본을 보면서 처음 보는 단어들이 많았다. 언팔, 맞팔, 피드 등 SNS를 안 하면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었다. 용어들을 찾아보고 주변에 물어보고 배우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그렇게 물어가면서 공부를 하면서 했다. 어떤 면에서는 SNS를 모르는대로 살면 아무런 불편이 없다. 몰라도 된다고 하고 살았는데 작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대단히 많이 사용하고 있고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모른 체 해버리는 게 바람직한 일인가 싶더라. 대중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들여다 보고 어떤 건가, 어째서 사람들이 열광하고 빠져있고 이용하는가 공부해야되지 않나 싶더라. 그걸 외면해버리는 순간 자칫 잘못하면 올드해지고 꼰대가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에이티브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게 올드해지는 거라 생각한다. 자신의 방식에만 빠져서 시야를 넓히지 못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도태될 위험이 크다고 생각했다. 연출자로서 좀 더 오래 일하고 싶어서 이런 작품에 도전해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들의 명과 암을 다룬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드라마이다 보니까 현실보다는 과장하고 보태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세계 안에 팔로워 수에 따른 등급이 달라지지 않나. 연예인의 스타성과 인지도에 따라서 개런티가 달라지는 것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람직하다 못하다를 따지기 전에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인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실제로 있구나 싶었다. 이런 부분을 다루는 게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몰랐던 저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팔로워수를 늘리려는 욕망이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 됐는데 저도 나중에는 조금 이해가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직접 SNS를 해보면서 '이런 것까지 올려야 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 SNS의 순기능이 많이 있다. 좋은 점도 많고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고 저는 주로 동물, 자연 등을 많이 찾아본다. 취향으로는 음악, 예술 쪽을 많이 찾아보는데 그런 순기능이 분명히 있다. 역기능도 분명히 있을텐데 그 역기능을 이 드라마에서 다룬 것 같다. 예를 들면 과시욕, 탐욕, 관음증 등이다. 두 가지 측면에 대해 들여다 보고 이런 쪽도 있다는 걸 재미있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플루언서를 부정적을 다루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었을까. 김철규 감독은 "'BBB 페이머스'는 문제적, 논쟁적인 인물이라 생각한다. 다른 인물은 철저하게 현실적이게 구현하려고 했다. 이 시대 사람들이 말하는 언어, 욕까지 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BBB는 반대였던 것 같다. 비현실적이고 가상의 인물을 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인간의 탐욕과 질투, 관음증, 익명성, 익명성 뒤에 숨은 공격성이 응축된, 상징적인 인물이라 생각했다. 가상현실에서의 주인공이라 생각한다.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라고 생각한다. BBB의 정체가 드러나고 나서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도 있는 나와 당신들이라는 부제가 뜬다. 드라마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건, 익명성 뒤에 숨어있을 때 대단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람의 능력인가 싶을 정도의 권력을 휘두르고 공격당한 사람을 극단적인 상황까지 몰아가게 하는 엄청난 파워를 지닌 존재이다. 익명성이 걷히는 순간, 실제로는 초라하고 볼품 없는 인물인 거다. 그게 상징하는 게, 누구나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평범한 누구나가 될 수 있는 상징을 품고 만들어진 인물이 아닌가 생각했다. BBB가 도대체 누구야? 궁금하셨을 거다. 뜻밖의 인물을 등장시켜서 반전을 줘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다. 그런데 커다란 반전,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드라마는 아니기 때문에 평범하고 눈에 잘 안 보이는 인물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7회에 등장하는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다. 캐스팅도 인지도가 없는 배우를 하려고 애초에 생각했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BBB가 창문을 통해 떨어지는 결말의 의미에 대해서는 "BBB가 사는 공간도 그런 상징성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렇게 사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나. 집은 쓰레기장인데 집밖에 나갈 때는 대여한 명품을 입고 입만 열면 허풍이다. 실제로는 그런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설정을 한 것이다. 마지막 처리에 대해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작가님과도 정말 많은 얘기를 했다. BBB가 창문을 통해 떨어지지만 죽지 않는다.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흔한 방식이고 추락해서 차 위에서 처절하게 피흘리며 죽는 게 이 드라마와 어울리나 생각했다. 그래서 추락하는 과정도 상징적으로 처리를 했다. 건물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수많은 댓글들 사이로 떨어지는 거다. 자신이 했던 악담들 사이로 떨어지는 거다. 그렇게 구현하려고 했다. 그렇게하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CG로 작업을 다 해봐야 의미가 전달되기 때문에 CG 도움을 많이 받아야 했다. 촬영하면서도 설명을 많이 했다. 그런 의도가 얼마나 잘 전달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숨어있는 의도는 그런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톱스타들의 화려한 삶을 다루는 작품인 만큼 촬영 소품에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김철규 감독은 "슈퍼카, 명품 등에 돈이 많이 들었다. 대여를 하고 구매를 한 부분도 많이 있다. 진품이 아니면 안 되니까. 슈퍼카도 상당한 비용의 돈을 지불하고 사거나 대여를 했다. 그런 부분으로 인해 제작비에 많은 부분을 쓴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측은 오히려 독려를 했다. 과감하게 하라고 하더라. 저는 사실 소심하다. 제작비 쓰는 것에 대해 겁이 많다. 그런데 제작사 쪽에서 욕심을 내달라고 독려를 해줘서 고마웠다. 출연자 한 명 더 부르는 것도 대단히 두려워하고 강박이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독려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전세계를 대상을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당연했던 것 같다. 과감하게 투자해서 더 큰 시장,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게 효과적인 방법이라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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