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프랑스, 시장 집 車 돌진까지…희생자 할머니마저 "폭동 그만"[영상]
프랑스 경찰의 알제리계 10대 소년 총격 살해로 촉발된 '인종차별' 시위가 3일(현지시간) 6일째로 접어들었다. 프랑스 당국의 대규모 경찰 인력 투입으로 시위 상황은 다소 진정됐지만, 방화와 약탈 등 폭동은 계속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외신은 지난 2005년 국가비상사태 선언까지 이어졌던 이민자 폭동 사건을 언급하며 프랑스 내 인종차별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번 시위 관련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를 비롯해 브뤼노 르 메르 재무부 장관, 뒤퐁 모레티 법무부 장관 등 각 부처 관료가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질서를 회복하고 평온을 되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시위 진압을 촉구했다. 시위대의 계속된 방화와 약탈로 일각에선 2005년 때처럼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관련 발표는 없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언 대신 대규모 경찰 인력을 투입해 폭동에 대처할 것을 주문했고, 이에 일부 경찰관들은 휴가에서 복귀에 진압 작전에 투입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당국의 대규모 경찰병력 투입으로 2일 밤 시위는 다소 진정됐다. 폭동 가담자 체포 건수도 719건으로 전날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경찰 부상자들도 진압 작전에 투입된 4만5000명 중 50명으로, 전날 밤보다 훨씬 적었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시위를 빌미로 한 차량 방화와 약탈 등의 폭동은 계속됐다고 FT는 지적했다. 프랑스 남부 도시 라이레로즈에선 시장 집에 차가 돌진하고, 화재가 발생했다. 대피하던 시장 부인은 다리가 부러지고, 아이 1명도 다쳤다. 뱅상 장브륀 라이레로즈 시장은 성명을 통해 가족들이 자는 사이 괴한들이 차량이 불을 지르고 집 정문을 들이받는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당시 장브륀 시장은 사무실에 있었다고 한다.
AP통신은 "경찰서와 시청이 화재나 기물 파손의 표적이 됐지만, 시장 자택 자체에 대한 공격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로랑 누네스 파리 경찰청장은 프랑스 현지 BFM TV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하며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시장 협회의 회장은 성명에서 "최근 며칠 동안 프랑스 전역에서 약 150개의 시청 또는 지방자치단체 건물이 공격받았다"며 정부 시설을 향한 폭도들의 공격이 계속됐다고 강조했다.
폭도들의 계속된 방화와 약탈에 이번 시위 촉발 계기가 된 경찰 총격 희생자 나엘의 할머니가 중재에 나섰다. 나엘의 할머니는 BFM TV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나엘을 핑계 삼아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폭동 중단을 호소했다. 그는 "건물의 창문, 버스, 학교를 부수지 말아 달라"며 "우리는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FT는 나엘의 죽음이 '인종차별' 시위에 이어 폭동으로 이어진 것은 프랑스 빈민 지역에 여전히 존재하는 빈곤과 차별 등 프랑스 이민자들의 오래된 고통과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프랑스를 국가비상사태로 밀어 넣은 2005년 이민자 폭동 이후에도 이민자에 대한 차별은 계속됐고, 사회 양극화도 심화해 이들의 빈곤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FT에 따르면 2005년 이민자 폭동의 근원지인 클리쉬수부와 주민의 이민자 비율은 59%로 1990년 40%에서 늘었고, 빈곤율도 전국 평균의 약 3배에 달한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지난 20년간 (프랑스 내) 이민자 인구 증가로 인종(차별) 문제는 더 악화했다"며 "이번 사태는 2005년보다 더 빠르게 통제 불능 사태로 가고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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