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부동산 시장 대세 상승, 시기상조…바람직하지 않아”

국토부 출입기자단 간담회
“DSR 무조건 완화, 검토하지 않아”
“역전세난, 금융·주택시장 시스템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해 현안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일 “아직 부동산 시장이 대세 상승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원 장관은 상반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부동산발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금융 경색이 일어날 수 있어 금융을 풀었다”면서 “그 결과 경착륙은 회피하면서 하방 거래 위축이나 가격 하락의 속도를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부동산 시장이라는 게 거래 가격을 인위적으로 내리고 올리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면서 “시장 일부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엇갈림에 대해선 경계하고 있다. 거래 성사나 호가 부분이 지나치게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금융경색 방지와 시장 경착륙 방지를 위해 금융 부문까지 폭넓게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러한 정책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 반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일부 매수세가 추격할지 말지 줄다리기하는 상황으로 본다”며 “금융 통제가 돼 있고, 소득 상승도 제한돼 있다”고 답했다.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총부채상환비율(DSR) 완화 여부와 관련해선 “DSR을 무분별하게 푸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며 “DSR(규제 완화)은 국민들의 공정·균등한 기회 제공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 관측에 대해선 “절세 때문에 거래가 지나치게 단절되거나 경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다만 ‘이제 투자할 때’라든가, 매수세를 더 키우기 위해 정부가 급해졌다는 사인이 가지 않도록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전세난 대책과 관련해선 “역전세에 대해선 시각차가 있는 것 같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굉장히 큰 위기로 보이지만, 하나하나 계약으로 보면 시간적으로 분산이 되고, 고가 주택의 경우 이미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갚아준 사람도 많다”면서 “역전세난이 금융시스템과 주택시장 시스템 전체에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치하진 않겠지만, 매매값이 떨어질 때마다 대출을 풀어 국가가 해줄 것이라는 사인을 남기면 안된다”면서 “앞으로도 매매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자연적 현상인데 전세 상환 능력에 대해선 자기 책임 부담을 더 반영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임대차 시장 안정화를 위해 전세제도에 임대인의 상환능력과 자기책임 부담을 반영하고,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를 까다롭게 하는 등 안전장치 방안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원 장관은 지난주 단행된 김오진 국토부 1차관 인사에 대해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출신으로, 국토부 관련 경력이 없어 전문성 논란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원 장관은 “김오진 1차관은 종합적인 기획, 조정, 업무추진력이 대통령실 모든 비서관 중에서도 ‘특갑’에 속한다”며 “국토부 실무 경험이 부족한 것은 실·국장, 과장,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채우고, 빨리 업무를 파악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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