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취급받던 링크트인, MS의 보물로 변신하다
앞선 M&A 실패 탓에 실적악화 우려
채용 전문 SNS로 자리 잡으며 수익 증가
올해 사용자 수 10억명 돌파 전망
미국 구인·구직 SNS인 링크트인 기업가치 날로 증가하고 있다. 다른 SNS와 달리 고정 사용자층이 두껍기 때문이다. 2016년 링크트인을 인수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업 영역도 대폭 확대됐다는 평가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링크트인의 기업가치가 700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사인 메타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값을 링크트인 주가에 대입한 결과다. MS가 인수한 가격인 262억달러의 2배를 웃돈다.
당초 MS가 링크트인을 인수할 때 패착이라는 악평이 잇따랐다. MS가 링크트인에 앞서 인수한 기업들이 모두 실적 부진을 겪어서다. 스티브 발머 전 최고경영자(CEO)는 2013년 사임 전까지 핀란드 스마트폰 제조사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를 72억달러에 사들였다. 앞서 2007년에는 광고업체 에이퀀티브를 63억달러에 인수·합병(M&A)한 바 있다.
두 건의 M&A를 성공했지만, 실적은 저조했다. 2014년 2월 발머 CEO는 본인이 엔터프라이즈&클라우드 총괄책임자로 선임한 사티아 나델라에게 MS CEO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에서 은퇴했다. 이어 9월 MS 이사회의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새로 부임한 사티아 나델라 CEO는 두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노키아에는 7800여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임직원 수의 6%에 달한다. 구조조정 비용을 포함한 인수 비용인 76억달러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기도 했다. 에이퀀티브에 대해서도 영업권 62억달러를 영업손실 처리했다.
앞선 M&A 실패 때문에 나델라 CEO가 링크트인을 인수할 때 사내에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란 우려가 컸다. 포화상태가 된 SNS 시장에 발을 들여선 실패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나델라 CEO는 서비스 기업으로 MS를 탈바꿈할 계획을 세웠다. 인수 당시 주가의 프리미엄을 50% 붙여가며 링크트인을 인수한 이유다.
예상과 달리 전문직 사용자들이 링크트인에 유입되지 않으며 나델라 CEO의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다만 MS의 이메일 서비스인 아웃룩과 링크트인을 연동하며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수익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올 들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러 나섰다.
링크트인은 MS의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 효과로 인해 시장을 선도하기 시작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사인 메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메타는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메타버스 사업부에서 손실이 났고 광고 수익도 크게 줄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해 인수한 트위터도 광고주가 대거 유출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반면 링크트인은 2017년 이후 매출이 연평균 43%가량 증가했다. 유료 멤버십 수익이 급증하며 지난해 링크트인 수익은 140억달러에 육박했다. 2016년 30억달러에서 4백 이상 늘어난 것이다.
링크트인 성장세가 가팔라진 이유는 고정 사용자층이 다른 SNS에 비해 두텁기 때문이다. SNS 분석업체 스프라웃소셜에 따르면 링크트인은 구인·구직을 전문으로 하는 SNS라는 특성상 30~39세 사용자 수가 9억명에 이른다. 이력서를 올리기 위해 익명 계정을 쓰는 이용자 수도 드물다. 광고 수익도 다른 SNS를 앞지른다.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광고를 낼 수 있어서다.
링크트인 수익성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MS의 강점인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라서다. 구직자와 고용인을 더 쉽게 발견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를 활용한 B2B 서비스도 확대한다. 영상 편집자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제작한 구직 영상에 AI가 광고 카피라이트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앞선 기술력 덕에 링크트인의 사용자 수가 올해 안에 10억명을 넘길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3개월간 링크트인 신규 가입자 수는 3000만명에 이른다. 챗GPT가 연내 링크트인에 도입되면 확장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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