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번역출판지원사업 부실 운영…번역원 리더십 각성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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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출판지원사업에 대해 조사·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문체부는 해당 사업의 심사위원 구성과 심사과정에서 공정성 부족, 예산 관리의 비효율성, 사업관리 부실 등 심각한 문제점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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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출판지원사업에 대해 조사·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문체부는 해당 사업의 심사위원 구성과 심사과정에서 공정성 부족, 예산 관리의 비효율성, 사업관리 부실 등 심각한 문제점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사과정의 공정성, 객관성 확보는 물론 짜임새 있는 예산 집행을 곽효환 번역원장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문체부에 따르면 번역출판지원사업으로 지난해 16억원을 투입해 총 205편의 작품을 지원했다. 해외에서 출간하고자 하는 국내출판사·에이전시 및 해외 출판사에 작품의 분량, 언어권, 장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번역 또는 출판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사업이다.
문체부 조사 결과, 2~3명의 심사위원이 1년간 심사를 도맡아 진행했고 심사위원의 자격 요건이 모호하고 선정과정도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출판사·에이전시 지원사업은 2명, 해외출판사 지원사업은 3명으로 운영됨에 따라 심사 공정성 확보가 부족했다.
아울러 최저점과 최고점을 제외하지 않는 방식으로 심사가 진행돼 1인의 의견이 과대 대표되고, 선정작 점수 편차가 크게 나타나기도 했다. 동일 작품에 대한 동일 심사위원의 작품성 점수가 심사 회차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등 평가의 객관성도 부족했다.
심사위원 임기도 원칙없이 운영돼 사업 시행 요강에 규정하지 않고 번역원 내부 지침에 따라 운영했고 지침에 따른 임기도 지키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심사위원 A씨는 임기 1년을 초과해 동일 사업심사에 1년 4개월 동안 참여했을 뿐 아니라 해외출판사 지원사업과 국내출판사 지원사업을 오가며 3년 가까이 심사에 참여했다. 심사위원 B씨도 1년 넘게 심사에 참여해 심사위원 구성의 공정성과 다양성 확보가 미흡했다고 문체부는 지적했다.
선정과정도 불투명해 시행요강은 심사위원 자격을 '문학평론가 및 출판전문가'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자격 요건이 모호했다. 내부 담당부서가 후보자를 추천하고 기관장이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위원을 선정해왔고, 매년 이사회에 보고하는 심사위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위원이 선정되기도 했다.
해외출판사 지원사업의 경우엔 수십 권의 대상 도서를 심사 당일 제공해 부실 심사를 초래했다. 2021년 국내출판사 완역 지원 작품 14건 중엔 1건만 현지 발간되는 등 사업관리가 부실하고 사후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심사기준 중 '작품성' 항목 비중이 100점 만점 중 40점으로 제일 높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작품성 외에도 출판사 역량, 출간계획 및 시장 수용도 등이 균형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됐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번역출판지원사업이 해외에 우리나라 도서를 알리는 핵심사업인 만큼, 이번 자체점검 결과 드러난 문제점 외에도 불공정 관행을 엄밀히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우리 작가의 작품이 2년 연속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르는 등 K-북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집중된 번역출판 환경에서, 불공정성, 부실 논란을 야기하는 지금의 사업 운영 행태는 충격적이고 문학번역에 대한 국민적 기대를 외면하고 있다"며 "번역원의 리더십 각성과 자세 변화가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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