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 가맹사업법 위반해 시정방안 제출…공정위 받아들여

동의의결 절차 개시…최종안 소회의 상정
가맹사업법에 적용된 첫 사례

[서울=뉴시스] 한솥 심벌마크(CI). (사잔= 한솥 제공)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도시락 판매기업 한솥이 가맹사업법을 위반해 과징금 등이 부과된 것과 관련 시정방안을 제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시정방안이 가맹거래 질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공정위는 한솥이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신청한 동의의결에 대해 해당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동의의결제도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과 거래 상대방 피해구제 등을 담은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하고 효과적으로 거래질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1년 12월 공정거래법에 최초 도입됐다.

이는 지난 2014년 4월 표시광고법, 2022년 6월 대리점법, 2022년 7월 대규모유통업법·가맹사업법·방문판매법·하도급법에 차례로 도입됐다. 앞서 삼성전자에 갑질한 혐의가 있는 브로드컴 등도 신청한 바 있지만, 가맹분야에서는 한솥의 이번 신청이 처음이다.

한솥은 도시락 판매 관련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가맹본부로, 현재 780여개 가맹점 사업자가 신청인과 가맹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과정에서 한솥은 가맹점사업자에 점포환경 개선을 실시하도록 권유하거나 요구하는 과정에서, 가맹사업법에서 정한 비용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정당한 사유없이 점포환경 개선을 강요해선 안 된다. 가맹본부는 가맹점 사업자의 자발적 의사나 귀책 사유에 의하지 않는 한 점포환경 개선에 소요되는 비용의 40% 이내에서 부담해야 한다.

앞서 공정위는 이 같은 혐의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신청인에게 송부했다. 이에 신청인은 미지급 점포환경 개선공사 분담금 지급을 완료한 뒤 공정위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솥은 법 위반 여부를 다투기보다 신속하고 자발적인 피해보상을 통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 소회의를 개최해 신청인에 대한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할 지 여부를 심의했다.

공정위는 해당 절차를 개시한 배경에 대해 "심사관이 작성한 심사보고서에 적시된 사건의 성격과 가맹점 사업자의 피해상황 등과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을 함께 고려했다"며 "신청인이 제시한 시정방안과 가맹점 사업자와 상생 노력이 앞으로 사업을 지속할 가맹점 사업자에게 보다 유리하고 가맹거래 질서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공정위 심사관은 신청인이 보완해 제시하는 시정방안 관련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소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소회의에서 이를 심의한 뒤 동의의결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개시 결정은 지난해 7월 가맹사업법에 처음 도입된 동의의결 제도가 실제로 적용된 첫 사례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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