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32개월만에 최고…코로나 전보다는 낮아

김형섭 기자 2023. 7.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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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기준 0.37%…전월대비 0.04%p 상승
당국, 연체율 우려에 "은행 건전성은 견조"
[서울=뉴시스] 2023년 4월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이 분기말 효과가 끝나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연체율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분간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은행권에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3일 발표한 '2023년 4월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말(0.33%)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전년동월말(0.23%)과 비교하면 0.14%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지난 2020년 8월 0.38%를 기록한 이후 이후 3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22년 6월 0.20%까지 내려갔던 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해 고금리 충격파로 연체가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 결과 지난 2월 0.36%까지 올랐던 연체율은 3월 은행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는 분기말 효과 덕에 0.33%로 잠시 진정되는 듯 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4월 신규연체 발생액은 1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00억원 증가한 반면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9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5000억원 줄었다. 신규연체율은 0.08%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전년동월(0.04%) 대비로는 0.04%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대출을 제외한 가계와 기업대출 전분야에서 연체율이 증가했다.

4월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39%로 전월말(0.35%) 대비 0.04%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의 경우 연체율(0.09%)은 전월말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46%)은 전월말(0.41%) 대비 0.05%포인트 늘었다.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중소법인 연체율(0.51%)은 전월말(0.45%)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으며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41%)은 전월말(0.37%) 대비 0.04%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34%)은 전월말(0.31%) 대비 0.03%포인트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0.21%)은 전월말(0.20%)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고 주담대를 제외한 신용대출 등의 가계대출 연체율(0.67%)은 전월말(0.59%) 대비 0.08%포인트 늘었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연체율은 2022년 6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후 상승 추세에 있지만 이는 코로나19 기간 중 기준금리 하락 및 정책지원 등으로 장기추세 대비 하락했던 연체율이 글로벌 통화정책 등의 정상화 과정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은행권 연체율 수준이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1월말(0.41%)과 비교해 여전히 낮고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0~2019년 연체율 평균을 기준으로 한 과거 장기 시계열이 0.78%인 점을 감안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견조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연체율은 미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미국 상위 100대 은행의 연체율은 1.29%다. 올해 3월말 0.41%를 기록한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상업은행 기준 0.72%인 미국이나 지난해 말 111개 주요 은행이 2.28%를 기록한 유럽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앞으로도 연체율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은행권의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신,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대출, 가계대출 차주들의 경기둔화 속 금리상승 부담 등이 향후 연체율 증가세를 전망케 하는 리스크들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연체율은 최근 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당분간 현재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연체율 추이가 우리 금융시스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매각 확대 등 건전성 관리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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