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 '마음 떠난' 이탈리아 붙잡기…"다양하게 협력"

인교준 2023. 7. 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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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탈리아에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잔류해달라고 강력하게 설득하고 있으나,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류 부장은 이탈리아 방문 후 귀국해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을 통한 (중국과의) 협력 추진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단지 재계약 여부에 대해 여전히 몇 가지 고려사항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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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젠차오 당 대외연락부장, 지난주 伊방문해 설득 노력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이탈리아에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잔류해달라고 강력하게 설득하고 있으나, 성과는 신통치 않아 보인다.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류젠차오 중앙대외연락부장이 지난달 25∼27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를 방문해 안토니오 타자니 외교장관, 이그나치오 라 루사 상원의장, 마시모 달레마 전 총리 등을 면담했다.

당 대 당 외교를 담당하는 류 부장은 주로 이탈리아 의회 내의 중국 우호 세력과 접촉해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 참여를 지속해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특히 밀라노에서 기업들과의 만남을 통해 "중국과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달 28일 자국 의원들에게 "일대일로에 참여하지 않아도 중국과 좋은 관계가 가능하다"며 "진행 중인 평가가 있다. 이 이슈를 정중하게 다뤄져야 하고 의회도 관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자구이더 이탈리아 주재 중국 대사는 현지 언론 '팬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무모하게 사업 탈퇴를 결정한다면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소 위협적인 발언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류 부장은 이탈리아 방문 후 귀국해 "이탈리아가 일대일로 사업을 통한 (중국과의) 협력 추진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단지 재계약 여부에 대해 여전히 몇 가지 고려사항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물론 우리는 이탈리아가 협정을 갱신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한편으로는 중국과 이탈리아 간 협력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으로 볼 때 중국은 이탈리아에 일대일로 사업 잔류를 강력하게 당부했으나,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2년 말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권좌에 오른 뒤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해온 중국-중앙아시아-유럽 간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이다. 중국의 '대국굴기'를 현실화하려는 대외 확장 전략으로 간주된다.

2019년 3월 주세페 콘테 당시 이탈리아 총리는 자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 분야의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이탈리아 총리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미·중 간 경제·안보 이슈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가운데 낀 이탈리아의 입지가 좁아지자 이탈리아도 일대일로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미국과 서방이 중국에 대해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핵심 광물 관련 공급망에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에 나서면서 이탈리아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지난 4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총 430억 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해 EU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는 '반도체 자립'에 나서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일대일로 사업 탈퇴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는 올해 12월 22일까지 일대일로 사업 참여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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