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횟감 원가 이하로 넘길 판”… ‘수산물 밸류체인’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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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습니다, 다 죽어요 정말! 일주일에 5번 횟감 든 물차를 운행했는데 이제 2∼3번 밖에 못 나가요. 보다 못한 아내가 돈 벌러 나갔습니다."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 삼덕항에서 만난 하정환(50) 씨는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괴담이 나온 이후 양식 물고기 유통이 줄어 물차 운반 기사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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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 선주 “매출 30% 줄었다”
물차 기사 “1주일에 2회 나가”
횟집 사장 “관광버스도 끊겨”
“여당은 먹방쇼, 야당은 공포 조성”
정치권 향해 ‘팩트 전달’ 주문
목포=손기은·통영=박영수·광주=김대우 기자, 전국종합
“이러다 다 죽습니다, 다 죽어요 정말! 일주일에 5번 횟감 든 물차를 운행했는데 이제 2∼3번 밖에 못 나가요. 보다 못한 아내가 돈 벌러 나갔습니다.”
지난달 30일 경남 통영 삼덕항에서 만난 하정환(50) 씨는 “후쿠시마(福島) 오염수 괴담이 나온 이후 양식 물고기 유통이 줄어 물차 운반 기사도 덩달아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화일보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4일간 전남 목포와 광주, 전북 군산, 부산, 경남 통영, 경북 포항, 울산, 강원 속초, 경기 수원, 인천, 서울 등 11개 지역 수산물 시장을 찾아 상인 50명을 인터뷰한 결과,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후폭풍을 이미 온몸으로 받고 있었다.
특히 수산물 소비가 급격히 줄다 보니, 수산물 밸류 체인 전반에 타격이 오는 모습이었다. 울산에서 가자미 조업을 하는 선주 박모(55) 씨는 “가자미 어획량 자체는 변함없는데 (소비가 줄다 보니) 제값에 가자미를 팔지 못해 지난해 대비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라며 “정치인들이 더는 비과학적 말로 국민을 불안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통영에서 양식 참돔과 우럭 등을 전국으로 유통하는 김정기(62) 씨는 “양식 어류 매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줄었다”라며 “현장에서 소비가 안 되니 생산자들은 원가도 안 되는 가격에 물량을 밀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씨는 “내년 4월 총선까지 이렇게 공포를 조성하면 우린 다 죽는다”라고 탄식했다.
같은 지역에서 참돔 양식을 하는 이윤수(55) 씨도 “야당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우럭 사진을 내건 이후 국내산 우럭이 안 팔린다”라며 “광우병,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죽은 사람이 정말 있느냐”라며 “국익을 생각하고 국민을 안심하게 해야지 다들 이게 뭐 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포 북항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여·45) 씨도 “주말에 여기 앞에 손님 태우고 온 관광버스로 가득해야 하는데, 지금 딱 한 대 와 있다”라며 “난 아직 개시도 못 했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한계상황을 호소하는 수산물 종사자도 많았다. 광주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수산물 도매법인을 운영하는 김재균(57) 씨는 “2004년 수산물 시장 영업을 한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라며 “이 상황이 장기화하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목포의 한 횟집 사장 서정자(여·65) 씨는 “전기·가스비가 고정적으로 나가는데 매출이 안 나오니 감당할 길이 없다”라며 “우리 같이 하루 먹고 하루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광주·목포 지역 수산물 종사자의 여론도 들끓는 모습이었다. 목포시 북항 활어회센터 인근 횟집 앞에서 만난 50대 어민 이모 씨는 “6개월만 지나봐라.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이) 광우병이나 사드 사태처럼 다 지나간 얘기가 될 것”이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표 받으려고 이 난리를 벌이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정부·여당에 대한 주문도 쏟아졌다. 보여주기식 ‘먹방 쇼’보다는 쉽고 간결하게 과학적 팩트를 설명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경남 통영중앙시장에서 참돔 등을 파는 전종명(52) 씨는 “정부가 방사능 검사를 매일 하고 소비자들도 참여시키고 결과를 정확하게 공개해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의 60대 어민 김모(62) 씨도 “정부나 여당이 과학적인 분석 사실을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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