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중국 밀착…홍콩 교두보로 '美제재' 화웨이·ZTE 협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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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으로 가는 교두보인 홍콩과 디지털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사우디와 미국 간의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타 사우디와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사우디는 5G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와 ZTE 등과 인프라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중국과 사우디와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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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스마트 시티 등 분야 협력 원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중국으로 가는 교두보인 홍콩과 디지털 인프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사우디와 미국 간의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타 사우디와 더욱 밀착하는 모습이다.
홍콩을 방문한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홍콩을 중국 본토로 가는 다리로 삼고, 홍콩과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며 “홍콩과 협력하고자 하는 핵심 분야는 핀테크, 기술 기업가정신,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 전략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건 과학, 생명공학, 환경,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협력 가능한 기술을 언급하고 “특히 생성형 AI와 스마트 시티는 사우디가 (가장) 파트너십을 맺고 싶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알스와하 장관은 “(홍콩과 사우디는) 모두 해당 지역의 금융 허브”라면서 “우리는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다리를 건설할 기회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ICT 산업을 키우려면 5G 네트워크 등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사우디는 5G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화웨이와 ZTE 등과 인프라 협력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알스와하 장관은 “우리의 안보 및 규제 요구사항을 준수할 수 있는 모든 파트너와 사업을 할 용의가 있다”며 제재 대상인 기업과 협력을 시사하기도 했다.
알스와하 장관은 홍콩에 이어 인근 도시인 중국 선전의 화웨이 본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과 사우디는 최근 밀월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최대 원유 수입국이고, 사우디 역시 중국의 중동지역 최대 무역 상대국이자 세계 최대 석유 공급국이다. 특히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의 외교 정책 중심이 중동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자 그 빈틈을 활용해 사우디에 공들였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부쩍 가까워졌다. 사우디는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을 극진히 환대했고, 시 주석은 당시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만나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를 망라하는 5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톈진에서 지난달 27일 개최한 하계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하계회의)에는 알스와하 장관을 비롯한 사우디 대표단 24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 대표단을 파견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과 사우디와 관계가 가까워지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이 사우디를 거점으로 중동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와 이란은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단교 7년 만에 외교 정상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에 미국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5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이어 6월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달 사우디를 찾았다.
미국과 사우디 관계는 2018년 10월 사우디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후 틀어졌다. 바이든 행정부가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빈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면서다. 작년 7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을때 유가 안정을 위해 증산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우디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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