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로비 "바비는 여성처럼 보이는 인형일 뿐이죠"
그레타 거윅 감독, 아메리카 페레라 동석
"바비에 관해 다양한 의견 나누는 영화"
거윅 감독 여성 캐릭터·서사로 잘 알려져
"외부 규정 정체성 넘어 자신 찾는 여정"
전날 생일 축하 받은 로비 "눈물 날 뻔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스테레오 타입의 바비, 이 인형은 여성이 아니에요. 여성처럼 보이는 것 뿐이죠."
요즘은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한 때 이런 표현을 여성들에게 참 많이 썼다. '마치 바비 인형 같다.' 완벽한 외모가 마치 인형 같다는 말이다. 이 말을 최근 할리우드 배우 중 딱 한 명에게 적용해야 한다면, 많은 사람이 바로 이 배우를 떠올릴 것이다. 마고 로비(Margot Robbie·33). 그런 로비가 정말 바비 인형이 돼 관객을 찾는다. 이달 개봉하는 영화 '바비'다. 그런데 로비는 '그 바비가 그 바비가 아니다'고 했다.
로비는 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영화 '바비' 기자회견에서 "이 영화는 우리는 완벽할 수 없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을 완벽하게 해낼 수도 없는 존재라는 걸 알아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바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 전형적인 느낌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바비에 관해 다른 생각을 가진 많은 분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대화할 수 있는 작품인 거죠."
'바비'는 말 그대로 바비 인형에 관한 이야기. 다만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스토리는 아니다. 실제로 바비 인형이 처음 만들어진 1959년을 배경으로 바비(마고 로비)가 그가 사는 세계인 바비랜드를 벗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떨어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인형이 인간 세상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한편 바비가 이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비'는 배우이자 제작자인 로비가 기획·제작한 작품. 로비는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배우 겸 감독인 그레타 거윅(Greta Gerwig·40)과 손잡았다. 거윅 감독은 '레이디 버드'(2018)로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받고, '작은 아씨들'(2019)을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올리며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여성 감독이다. 특히 여성 캐릭터, 여성 서사를 완성도 높게 구현해 호평받았다. 로비는 바비 인형을 통해 다시 한 번 여성에 관해 이야기하기 위해 거윅을 찾았다. 로비 역시 '아이, 토냐'(2017)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 선언'(2020) 등 여성에 관한 영화로 필모그래피를 채워온 배우이기도 하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거윅 감독은 "바비는 세상을 앞서 나간 적도 있지만, 반대로 세상에 뒤쳐지기도 했다"며 "사람들에게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바비라는 캐릭터를 가지고, 이 인물이 사람들이 자신을 규정하는 정체성을 넘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저는 여성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 영화를 좋아하고요. 세상이 여성들에게 가지고 있는 생각, 또 여성들이 그런 생각과 함께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호기심을 갖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이런 주제들로 영화를 만들 수 있어서 감사해요. 계속 제가 관심있어 하는 이런 주제들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거윅 감독이 연출·각본을 맡고 로비가 주연한 이 영화엔 배우 아메리카 페레라(America Ferrera·39)도 출연한다. 페레라는 2000년대 후반 나온 미국 ABC드라마 '어글리 베티' 시리즈로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배우이다. 그가 연기한 '글로리아'는 바비가, 바비랜드가 얼마나 모순적인 인물이고 세상인지 알게 해주는 인물이다. 로비·거윅 가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페레라는 "인간 여성 없이는 바비는 존재할 수 없다"며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우리를 스스로 축하애줘야 하며, 우리가 우리의 최고 버전이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비'는 정말 재밌는 영화이면서 철학적인 영화"라고 덧붙였다.
세 사람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핑크카펫' 행사에 참석해 한국 팬을 만났다. 세 사람 모두 한국에 온 게 처음이고, 그들은 한목소리로 "한국 팬의 열렬한 환대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특히 7월2일인 로비는 이 행사에서 팬들에게 생일 축하 노래 떼창을 선물 받기도 했다. 그는 "어젠 정말 눈물이 날 뻔했다"며 "이런 식으로 생일을 기념해 본 적이 없었다. 한국 팬은 정말 친절하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로비·거윅·페레라 세 사람은 무지개떡케익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 거윅 감독은 "한국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국에 와 기쁘고, 이런 선물까지 받게 돼 행복하다"며 "반드시 다시 돌아와 한국을 더 오래 즐기고 싶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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