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독’된 장타자 조편성 … 방신실 vs 김수지 3연속 장타 1,2위 대결 ‘상처뿐인 영광’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최근 3개 대회에서 장타 1, 2위였던 방신실과 김수지는 계속 1, 2라운드 때 같은 조에 묶였다. 지난 달 18일 끝난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이번 시즌 처음으로 같은 조 맞대결을 벌인 두 선수는 지난 달 25일 끝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2일 끝난 맥콜 ·모나 용평 오픈에서도 1, 2라운드에서 같은 조로 편성돼 장타 대결을 이어갔다.
골프팬 입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결은 바로 ‘장타 경쟁’일 것이다. 그런 골프팬의 마음을 대회 주최 측이 모를 리 없다. 올 시즌 압도적인 신인 장타자 방신실의 등장으로 장타 경쟁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방신실과 김수지의 3연속 장타 조 편성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3개 대회 연속 최고 관심을 끌었음은 물론이다.
장타 대결은 골프팬들은 즐겁지만 정작 ‘장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선수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근 3연속 장타 대결에 동원된 방신실과 김수지에게는 결과만 놓고 따지면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E1 채리티 오픈 우승으로 화려하게 슈퍼스타로 떠오른 방신실은 최근 3개 대회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는 그마나 공동25위로 선방했지만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는 연속으로 컷 탈락했다.
특히 맥콜·모나 용평 오픈 2라운드 10번 홀(파5)에서는 334.6야드의 초장타를 날리고도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보기 드믄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2온 이글’ 기회를 노리고 친 두 번째 샷이 그만 왼쪽 숲 언덕 아래로 공이 들어가면서 트리플 보기가 나왔는데, 컷 탈락으로 이어진 치명타가 됐다.
방신실은 최근 7번의 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에 빠져 있다. 1위를 견고하게 지키던 60타대 라운드 획득률 부분에서도 어느새 3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3개 대회에서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8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기권 그리고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는 컷 오프를 당했다. 작년 시즌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이후 38번째 대회 만에 나온 컷 오프였다.
그나마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 8위로 선전한 것은 방신실과 장타 경쟁을 끝낸 뒤 3라운드 때 66타를 몰아친 영향이 컸다.
장타자들끼리 경쟁을 붙여 놓으면 스스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상대가 조금이라도 더 멀리 치면 너무 차이 나이 않으려고 아무래도 힘이 더 들어가고 더 힘껏 스윙을 하게 된다. 팬들의 응원과 격려에 호응하는 것은 프로골퍼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더 힘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 두 선수의 3연전 결과는 그 반대가 됐다. 그래도 두 선수가 보여준 장타 경쟁은 화끈했고 골프팬들에게 장타의 멋진 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제는 장타자끼리 조편성 됐을 때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지 노하우도 터득했을 것이다.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 지도 조금은 알았을 것이다.
이번 주 KLPGA 투어는 7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포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으로 이어진다.
어느 정도 장타 대결에 익숙해진 방신실과 김수지는 같은 조에 되던지, 같은 조가 되지 않던지 간에 이번에도 선의의 장타 대결을 이어갈 것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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