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로드리고'에 매몰돼 놓쳐버린 것들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3. 7. 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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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위에화 엔터테인먼트

가수 최예나가 두 번째 싱글을 발매했다. 이번 싱글에는 'BAD HOBBY', 'Hate Rodrigo', 'WICKED LOVE' 총 3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곡은 2번 트랙 '헤이트 로드리고'(Hate Rodrigo)다. 이번 앨범은 최예나의 솔직하고 다이내믹한 감정 변화를 최예나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표현해낸 앨범이다. 

'SMILEY'(스마일리), 'SMARTPHONE'(스마트폰) 처럼 긍정적인 음악뿐만 아니라 '혜미리예채파' 등의 예능에서도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보여줬던 최예나는 이번에도 자신의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Hate Rodrigo'를 타이틀 곡으로 선택했다. 'Hate Rodrigo'는 선망의 대상에 대한 좋아하는 마음을 애써 부정해 보지만,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질투를 노래한 곡이다. 최예나는 작사·작곡에 직접 참여했으며 (여자)아이들의 우기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사진=위에화엔터테인먼트

3장이 수록된 싱글이지만,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담은 타이틀곡과 타이틀곡 앞뒤로 배치된 다채로운 장르의 노래는 성장한 최예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앨범 발매를 전후로 제기된 여러 논란으로 인해 빛이 바래고 있다.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건 타이틀곡 제목이다. '헤이트 로드리고'의 로드리고는 팝스타 올리비아 로드리고를 겨냥했다. 최예나는 여기에 헤이트를 붙여 로드리고를 향한 동경의 마음을 반어적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최근 'Hate'라는 단어의 쓰임새가 주로 증오·혐오라는 뉘앙스로 쓰인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반어가 주는 뉘앙스가 사라져 버렸다. 특히나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 중 하나다. 이런 실존인물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는 평소보다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K팝은 이제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장르 중 하나로, 많은 아티스트들 역시 한국이 아닌 전 세계를 겨냥한 음악을 만들고 있다. 단어 하나하나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헤이트 로드리고'는 이를 놓쳐버렸다.

또한 '헤이트 로드리고' 뮤직비디오는 지난 29일 돌연 비공개됐다. 올리비아 로드리고 측의 요청으로 뮤직비디오가 비공개처리됐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상표권, 초상권, 저작권 침해 등으로 인해 뮤직비디오를 비공개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뮤직비디오 내에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저작물과 연관된 소품이 등장했기 때문인데, 음악의 샘플링이건, 뮤직비디오의 소품이건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에 레퍼런스와 관련된 문제를 처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헤이트 로드리고'를 둘러싼 논란이 아티스트와 프로듀싱에게 향했다면, 뮤직비디오와 관련된 논란에서 비난의 화살은 소속사를 향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다보니 다른 수록곡들에게는 눈길을 줄 수 없는 상황은 여러모로 아쉽다. 최예나의 밝은 에너지에 집중한 '헤이트 로드리고'와 달리 다른 수록곡은 아티스트 최예나로서의 모습에 더 비중을 뒀다. 바람난 연인을 향한 분노를 담아낸 'BAD HOBBY'와 선악을 깨달은 소녀의 변신을 노래한 'WICKED LOVE'에서는 최예나의 성숙한 보이스와 넓어진 음악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지만, 여러 논란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헤이트 로드리고'는 로드리고라는 키워드에 매몰된 나머지, 사소한 디테일을 놓쳐버린 모양새다. 반대로 이를 접한 대중들은 '헤이트'라는 키워드에 몰입해 그 외의 것들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최예나 측에서는 이것이 반어법이라는 설명을 꾸준히 할 수밖에 없다. 반어법은 수사학의 일종으로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뜻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은 그 수사법이 효과적이지 못했던 것은 아닌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엎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최예나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벌어진 논란을 없던 것처럼 만들 수는 없다. 중요한 건 이를 잘 수습하고 이같은 과정을 겪으며 느끼고 배운 점을 다음 앨범과 활동에 잘 녹여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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