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빚 갚는 악순환…취약차주 대출 확 늘었다

이한나 기자 2023. 7. 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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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출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까 의심되는 사람들을 취약차주라고 부르죠. 

이들의 빚 규모가 최근 1년 새 1조 원 넘게 급증했습니다. 

금리가 올라 대출을 꺼렸던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안하면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빚으로 빚을 틀어막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한나 기자, 취약차주들의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어난 겁니까? 

[기자] 

한국은행의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취약차주 대출 잔액은 94조 8천억 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93조 6천억 원과 비교해 1조 2천억 원 늘었습니다. 

취약차주는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7~10등급인 저신용 또는 하위 30%인 저소득 대출자를 말하는데요. 

1인당 대출 잔액도 7천495만 원에서 7천582만 원으로 87만 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1천845조 3천억 원으로 1년 전 1천869조 7천억 원보다 24조 4천억 원 줄었습니다. 

1인당 잔액 역시 같은 기간 9천376만 원에서 9천334만 원으로 감소했습니다. 

한은이 지난 2021년부터 기준금리를 3% 포인트 올리면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디레버리징' 현상이 나타났지만, 취약차주들은 오히려 빚을 더 내는 반대 현상이 생긴 겁니다. 

[앵커] 

대출 건전성도 좋지 않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7%로, 1년 전 0.5%보다 0.2%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최근 늘어난 가계대출 연체채권은 취약차주로부터 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중 신규 연체 차주와 신규 연체 잔액에서 취약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58.8%, 62.8%에 달했는데요. 

한은은 "취약차주와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연체가 늘어날 수 있어 가계대출 연체율도 당분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SBS Biz 이한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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