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더워도 비 와도 태양광 걱정

박수진 기자 2023. 7. 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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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전력수급은 예년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편이라고 한다.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는 비슷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2018년 7.5GW에 불과하던 태양광 설비용량은 5월 집계되는 것만 26.6GW까지 폭증했다.

무차별 확산한 태양광 때문에 전력수급 안정성이 위협받을 뿐 아니라, 태양광 대비 발전 단가가 낮은 원전 사용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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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경제부 차장

올여름 전력수급은 예년과 비교하면 안정적인 편이라고 한다. 공급은 늘었는데 수요는 비슷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최근 몇 년간 이맘때만 되면 ‘블랙아웃’(대정전) 우려로 전 국민이 마음을 졸였는데,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신한울 1호기가 가동에 들어가고 고장·정비 물량 감소로 원전이 2.8GW 늘어나는 등 전력공급량은 전년 대비 총 6.7GW 증가했다. 반면, 수요는 전년(93.0GW)과 비슷한 수준(92.7∼97.8GW)으로 예측됐다. 덕분에 전력 여유분(공급과 수요 차를 의미하는 예비력)도 8.6∼13.7GW로 1년 전(5.2∼9.2GW)보다 넉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우려는 여전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우후죽순 늘리다 보니 이번 여름 최대 복병이 된 태양광 발전 때문이다. 2018년 7.5GW에 불과하던 태양광 설비용량은 5월 집계되는 것만 26.6GW까지 폭증했다. 태양광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는 무제한 공급이 가능한 무공해 에너지이지만 변동성과 간헐성(間歇性)이란 치명적 단점이 있다.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처럼 날이 흐리면 흐린 대로, 맑으면 맑은 대로 걱정이 생긴다. 우선, 흐린데 습도는 높은 날씨가 이어지면 태양광 발전 출력은 저조하지만, 전력 수요는 여전히 높아 수급 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태양광 발전의 여름철 피크 시간대 이용률은 25∼30%대로 변동성이 크다. 용량이 26.6GW인 점을 고려하면 5%포인트 차이가 나도 원전 1기 수준인 1GW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셈이다.

맑은 날이 이어진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다. 전력생산량이 소비량을 웃돌아 과잉 공급되면 송·배전망이 이를 견디지 못해 전력이 부족할 때처럼 블랙아웃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태양광 발전이 난립하면서 영호남권과 제주를 중심으로 과잉 공급되는 사례가 잦아졌고, 결국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봄철 전력수급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1.05GW의 태양광 출력 제어를 실시했다. 올 4월 9일 일요일 정오∼오후 1시 태양광 발전출력량은 2만1778.7㎿로 우리나라 전체 전력사용량의 39.2%를 차지하며 비중이 40% 가까이 치솟았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은 ‘영업정지’와 다름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고, 이는 결국 대정부 소송전으로까지 비화하고 있다. 태양광 업체들은 2015년 3회에 불과했던 재생에너지 출력 차단 횟수가 지난해 132회까지 불어나 손해를 보고 있다고 정부와 전력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뿐만 아니다. 원전 출력을 줄이는 감발 조치가 올 들어 5월까지 23차례 4130㎿ 규모로 이뤄졌다. 원전 감발 규모가 2022년 700㎿, 2021년 900㎿였던 것과 비교하면 5배 안팎이나 급증했다. 무차별 확산한 태양광 때문에 전력수급 안정성이 위협받을 뿐 아니라, 태양광 대비 발전 단가가 낮은 원전 사용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탄소중립으로 에너지, 이 가운데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에너지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을 아예 안 쓸 순 없다. 지난 정부의 태양광 과속이 불러온 후폭풍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실정에 맞게, 다른 에너지원과 조화롭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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