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예산 구조조정’ 지시… 사업비 삭감 두고 부처들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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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당국의 '내년 예산 재구조화' 요구에 정부 각 부처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예산을 더 줄이란 요구는 아니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대폭 축소가 불가피해 수혜 대상자·단체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는 기획재정부의 내년 예산을 재요구하라는 지침에 따라 대상 사업들을 선별하고 있다.
한 부처 예산담당자는 "삭감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통보되자마자 수혜자들의 강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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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심의 원상회복 가능성
예산 당국의 ‘내년 예산 재구조화’ 요구에 정부 각 부처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예산을 더 줄이란 요구는 아니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대폭 축소가 불가피해 수혜 대상자·단체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편성 단계에서 예산 구조조정이 가능하겠지만 국회 심의 단계에서 원상회복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 각 부처는 기획재정부의 내년 예산을 재요구하라는 지침에 따라 대상 사업들을 선별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5월 31일 기제출한 각 부처의 예산수요를 파악하고, 지출한도를 설정한 상태다. 이번 재요구는 지출한도가 정해진 내에서 불필요한 예산사업을 폐지하거나 대폭 줄이는 대신 필요한 분야에 해당 예산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기재부의 가이드라인은 도덕적 해이와 혈세 누수로 지적받는 국고보조금 사업, 그리고 국회나 감사원에서 지적한 사업, 각 부처 자율 평가에서 낮은 성과를 지적받은 사업들을 삭감·폐지 대상으로 제시했다. 이런 예산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 예산 규모는 대략 660조 원 선에서 결정되고, 총지출 증가율도 3∼4%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에서 지더라도 건전재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기에 증가율 자체가 7∼8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산 당국은 윤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예산 구조조정을 추진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편성하는 각 부처는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대통령이 언급한 국방과 법 집행 등 국가의 본질적 기능 강화, 약자 보호, 미래 성장 동력 확충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4대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기존에 있던 사업 예산 삭감 작업이다. 예산 수요가 가장 큰 보건복지부부터, 보조금 성격의 예산이 많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은 삭감이 예상되는 사업 관계자들과의 논의 없이 감축 항목을 기재부에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의 복지 관련 예산과 농식품부의 경우 직불금은 약자 보호에 해당하고, 이 같은 항목은 의무지출에 해당하기에 줄일 순 없다. 결국 일부 단체·집단으로 가는 보조금이 삭감 대상이 될 수밖에 없고, 해당 사업 수혜자들도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부처 예산담당자는 “삭감 대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통보되자마자 수혜자들의 강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부처 관계자는 “편성 단계에서 사업의 완전한 폐지 등을 통해 이를 성공적으로 막는다면 윤 대통령의 건전재정 의지가 증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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