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뒤틀려진 발… 300명에 ‘영웅의 신발’ 헌정

임정환 기자 2023. 7. 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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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11월 27일부터 2주간 함경남도 장진호 부근에서 벌어진 철수 작전은 6·25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김용춘 전경련 CSR 팀장은 "전투 중 입은 부상과 동상으로 발 모양이 변형됐거나 양쪽 발 모양이 차이가 나 기성화 착용이 어려운 참전용사의 발을 3차원(D) 스캐너로 정밀 제작했다"며 "정전 70주년 기념일인 오는 27일 전후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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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련·보훈부·한화 참여 ‘수호자의 발걸음’ 프로젝트
전투 중 부상·동상에 발 변형
기성화 착용 어려운 상황 고려
3D 스캐너로 정밀하게 맞춤형
정전 70년 기념일 27일쯤 전달
6·25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1년 5월 설악산 근무 중 다리에 총을 맞는 등 최일선에서 격전을 치른 참전용사가 부상으로 불편한 발가락을 끈으로 묶어놓은 모습. 오른쪽 사진은 1951년 11월 입대해 6·25에 참전, 전투를 치르다 발 모양이 변형돼 양발 크기가 달라진 참전용사의 발. 국가보훈부 제공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수천 명의 전우들이 손가락·발가락 동상(凍傷)에 시달렸어요. 우리의 장비나 옷은 추위에 적절하지 않았습니다.”(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 제임스 워런 길리스), “동상 때문에 손가락·발가락을 절단했다는 전투 회고담을 들으며 저희는 눈물을 펑펑 쏟을 수밖에 없었습니다.”(김길영 미 중서부한인회연합회 이사장)

1950년 11월 27일부터 2주간 함경남도 장진호 부근에서 벌어진 철수 작전은 6·25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미 해병대와 미군에 배속된 국군 카투사 장병과 경찰 화랑부대원들은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함흥으로 철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상흔은 깊었다. 무엇보다 ‘발’이 문제였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미 해병 1사단에서는 700명 이상의 전사자 외에 6200여 명의 비(非)전투 사상자가 나왔다. 대부분 동상 환자였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전경련회관에서 뜻깊은 협약 하나를 체결했다. ‘국가유공자 예우 및 복지증진 업무협약(MOU)’.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의 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MOU 체결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함께 참여해 이달 말에 ‘수호자의 발걸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참전 생존자들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세상에 하나뿐인 맞춤형 신발인 ‘One & Only Heroes Shoes(세상에 단 하나뿐인 영웅의 신발)’를 제작, 총 300명에게 헌정하기로 했다. 김용춘 전경련 CSR 팀장은 “전투 중 입은 부상과 동상으로 발 모양이 변형됐거나 양쪽 발 모양이 차이가 나 기성화 착용이 어려운 참전용사의 발을 3차원(D) 스캐너로 정밀 제작했다”며 “정전 70주년 기념일인 오는 27일 전후로 전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참전용사의 인적사항과 참전 기간, 누적 발걸음 등이 표시된 동판을 제작해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11월 11일)에 맞춰 ‘영웅의 길’도 조성된다.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은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 번영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보훈부는 아울러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만든 국가유공자 특화주택 ‘보훈보금자리 의정부’ 입주식을 4일 개최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입주하는 전 세대에 LG 트롬 워시타워 콤팩트와 냉장고, 에어컨 등을 입주 선물로 증정하기로 했다.

임정환·정충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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