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경제' 하반기 재정·통화·금융·소비 대책 내놓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당국이 하반기 재정·통화·금융·소비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상반기에 줄줄이 기대치 이하에 밑돌고,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중국 연간 경제상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자, 경기둔화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상하이증권보와 경제일보, 제일재경 등에 따르면 류쿤 중국 재정부 부장은 최근 ‘2022년 중앙결산에 관한 보고서’를 내고 적극적인 재정정책 실효성 향상, 핵심 분야 지출보장 강화, 지방정부 채무 부담 해결 등 하반기 6개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체는 “올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총체적 기조는 ‘힘을 더해 효과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전문가들도 하반기에 이러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우선 주로 인프라 투자에 쓰이는 특별채권 사용을 촉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별채권 발행은 올해 1·4분기 호조세였지만 2·4분기부터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새로 추가된 특별채권은 현재 절반 이상 발행됐어도 발행 진행률은 전년동기대비 느리다.
앞서 재정부는 4조5000억위안(약 806조5000억원) 규모에서 지방정부가 기채(举债·빚을 냄) 한도를 늘릴 수 있도록 31개 성·시에 허락했다. 기채는 합법적인 경로로 지방정부가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채권 발행으로 확보된 자금은 도로나 특별경제구역 건설 등에 쓰인다.
중국은 지방정부의 재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전국 지방 채권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승인한 한도 내에서 재정부가 배정토록 한다.
뤼즈헝 웨카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효과적인 투자를 위해선 신규 특별채권 할당량의 발행 잔액 진행 상황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지방정부 부채 위험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한다. 부채 상환 주기를 연장하고, 채무 비용을 낮추며, 위험이 크게 증가한 일부 지방의 경우 중앙 정부 이전금을 늘려 부채 이자 지급의 안정적인 전환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LGFV(정식으로 채권을 발행한 부채 이외에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가 설립한 수천 개 금융기업의 숨겨진 차입금을 포함한 중국 지방정부의 총부채가 약 23조달러(약 3경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재정정책의 중요 수단인 감세 정책도 하반기에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예컨대 월 매출 10만위안(약 1800만원) 미만의 소규모 납세자에게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고, 적격 산업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의 세전 가산 공제 비율을 75%에서 100%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다.
올해 발표된 관련 정책을 종합하면 기업들은 연간 약 1조2000억위안(약 217조원)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매체는 계산했다.
중국 소비의 효자 산업인 자동차에 대한 정책 역시 잇따르고 있다. 푸젠성 공업정보화부 등 10개 부처는 공동으로 ‘전동 푸젠’ 건설을 전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2023~2025년 대책을 발표했다. 신에너지차 산업 육성이 골자다. 톈진의 경우 중국 중고차 수출 사업 기지라는 장점을 살려 보세 무역 지대에 ‘디지털’과 ‘자동차’를 융합한 국제 상품 거래 유통 센터를 구축한다. 헤이룽장성은 여름 휴가철 렌터카와 관광을 합친 상품을 정부 주도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시중은행들은 달러화 예금 금리 낮추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중국은 사실상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양국 간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민생은행의 원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은행들이 국내 달러화 예금 금리를 적절하게 인하한 것은 국내 달러화 예금 시장의 경쟁 질서를 유지하고, 달러화 예금과 대출 금리의 ‘역전’ 등의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위안화 환율의 기본 안정을 유지하는데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인민은행은 지난달 30일 2·4분기 정례회의 당시 농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재대출·재할인을 2000억위안으로 늘리겠다고 결정하면서 “온건한 통화정책을 정확하고 힘 있게 시행해 성장, 고용, 물가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보고서를 통해 “인민은행은 최근 일련의 통화정책 완화 조치에 이어 향후 경기부양 과정에서도 정책금리 추가 인하, 지급준비율 하향 조정 등 실물경제에 대한 통화정책의 지원 강도를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일 대표적 외환 전문가인 판궁성 부행장을 인민은행 당서기로 임명했다. 그는 이강 인민은행장(총재) 자리까지 넘겨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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