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축구 한일전 0득점 15실점 5연패…"판정 탓? 오래전 추월당해"
신문선 "일본 기술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패배 뒤 숨은 데이터 분석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남자 축구가 '숙명의 라이벌'로 불리는 일본과 최근 맞대결에서 연전연패당하고 있다.
한국 17세 이하(U-17) 국가대표 선수단은 2일 태국 빠툼타니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 일본과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전반 막판 한 명이 퇴장당한 수적 열세를 고려하더라도 세 골 차 패배를 편파 판정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13분 경고를 받은 수비수 고종현이 전반 44분에 일본 선수와 경합 과정에서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는데 이 장면을 두고 경기를 중계한 서형욱 해설위원은 "거친 플레이가 아니었고, 득점이 유력한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경고는 과한 판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3골을 내주고 패한 이날 결과로 한국 남자 축구는 최근 각급 대표팀에서 성사된 일본과 맞대결에서 5경기 연속 0-3 완패를 당했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일본을 상대로 5경기를 치르며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려 15골을 내줬다.
2021년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성인 대표팀이 일본과 친선 경기에서 0-3으로 졌고,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16세 이하 4개국 친선 대회 0-3 패배, 같은 시기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아시안컵 8강전 0-3 패배가 이어졌다.
또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도 일본에 0-3으로 무릎을 꿇었고, 이날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도 0-3으로 패했다.
지난해 6월 일본에서 열린 16세 이하 대회에 나갔던 대표팀이 2일 U-17 아시안컵 결승에도 출전해 설욕을 별렀으나 결과는 똑같았다.
여자 대표팀 역시 지난해 1월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1 무승부, 동아시안컵 1-2 패배를 기록하는 등 최근 남녀를 통틀어 일본과 각급 대표팀 경기 전적이 1무 6패다.
한국 축구가 일본을 이긴 최근 사례는 남자 성인 대표팀이 2019년 12월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일본을 1-0으로 물리친 것으로 거의 4년이 다 돼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남자는 한국 28위, 일본 20위고 여자는 한국 17위, 일본 11위로 모두 일본이 더 높은 순위에 있다.
그러나 남자 성인 대표팀 상대 전적 42승 23무 16패, 20세 이하 대표팀 상대 전적 29승 9무 6패 등으로 압도하던 것을 고려하면 최근 0-3, 5연패는 참담한 결과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경기력을 얘기할 때 체력, 기술, 전술에 심리적인 부분을 더해 평가하는데, 한국 축구는 일본에 추월당한 지 오래"라며 "예전 1980년대 초반 프로축구가 출범할 때만 해도 흔히 '한쪽 눈을 감고 해도 일본은 이긴다'고 했지만 지금은 일본의 기술을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우리가 예전에 일본보다 기술은 뒤져도 체력이나 힘에서 앞선다고 했지만, 기술 축구가 불리하다는 수중전으로 진행된 어제 경기에서 우리가 앞서는 면이 있었느냐"고 되물으며 "우리 퇴장에 대해 편파 판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옐로카드가 나올 수 있는 반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선수가 먼저 공을 컨트롤하는 상황에서 뒤에서 와서 충돌했기 때문에 경고를 줄 수 있는 장면"이라며 "다만 후반 38분 김명준이 상대 골키퍼와 부딪힌 상황은 페널티킥을 줘야 했고, 태국 심판이 이번 대회 일본의 6경기 가운데 3경기 주심을 맡은 것도 이례적인 상황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교수는 "판정 때문에 이 경기를 '졌다, 이겼다'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최근 5경기 연속 0-3 패배 이유를 분석하고, 또 이 경기가 끝이 아니고 11월 (U-17) 월드컵이 있는 만큼 발전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김대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역시 "일본과 격차가 벌어진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어떻게 보면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평가했다.
김대길 위원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꺾은 결과도 결과지만, 일본 축구의 내용이 우리 축구 지도자와 팬들을 놀라게 할 정도였다"며 "자국 시스템이나 선수 저변, 유럽에 진출한 선수 수 등 모든 면에서 우리보다 낫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인구나 저변에서 일본에 밀리는 우리나라가 대표팀 경기력을 유지하려면 좋은 선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며 "최근 20세 이하, 17세 이하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프로 유스팀 출신이 많은데 대한축구협회가 이들을 어릴 때부터 육성할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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