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재배사로 위장해 허위 대출...文 정부 대표 태양광 사업 등 대거 위법 적발

정부, 전력기금 2차 점검 결과 5359건 5824억 원 부적정 및 위법

문재인 정부 핵심 사업 중 하나인 태양광을 포함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전력기금) 2차 점검에서도 위법·부적정 집행 사례가 대거 적발됐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단장 박구연 국무1차장)은 전력기금 2차 점검 결과 총 5359건·5824억 원의 위법·부적정 집행 사례를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 1차 발표의 후속 조치로 한국전력 전력기금사업단,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지방자치단체,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에 대해 점검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

분야별로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부분에서 2019~2021년 총 3010건·4898억 원의 부당 행위가 적발돼 규모가 가장 컸다. 가짜 세금계산서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사업비를 부풀려 과다 대출하거나, 실경작을 하지 않으면서도 버섯재배사·곤충사육사 등 농축산물 생산 시설로 위장해 허위 대출을 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의 경우, 2017~2021년 보조금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집행 내역을 점검한 결과 1791건·574억 원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발전소 주변지역의 개발과 주민의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소득증대, 공공·사회복지, 주민복지 및 기업유치지원, 전기요금보조 등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부적정한 사례가 여럿 드러났다.

보조금으로 ‘맹지’를 매입한 후 방치하다가 관청의 승인 없이 임의로 매각하거나, 보조금 허위 정산, 특정 주민·단체 지원, 무면허업체 수의계약 발주 등의 수법을 동원했다.

이와 함께 전력 분야 연구개발(R&D)에서는 2018~2022년 172건·266억 원의 부정 사용 사례가 드러났다. 성과가 부실해 중단된 ‘불성실 중단과제’ 등의 연구비를 미회수하거나 R&D 완료 과제에 대해 정산 및 정산금 회수 등의 조치 미이행, 문제 기업에 대한 제재 지연으로 문제 기업이 타 R&D에 지속 참여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기타 전력기금의 경우, 한국전력이 자사 퇴직자 단체의 자회사인 ‘N사’가 65개 도서지역 발전시설 운영을 하도록 27년 간 수의계약으로 위탁한 부분에 대한 점검이 진행됐다. 특히 이 무제는 그간 국정감사, 언론보도 등을 통해 여러 번 지적됐음에도 이에 대한 개선 없이 매년 계약을 체결해왔다. 이번 점검에서 추진단은 2018~2022년 한국전력과 N사간 체결된 수의계약(4건·3222억 원)에 대해 적정 여부를 점검한 결과 40건의 법령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발전기 설치 등을 추진하는 친환경마이크로그리드 사업 관리의 부적정 및 잔액 미회수 등을 포함해 기타 전력기금 분야에선 386건·86억 원을 부정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진단은 이번 2차 점검결과 문제가 적발된 사안 중 404억 원을 환수 요구하고, 수사 의뢰 626건, 관계자 문책 요구를 85건 하기로 했다. 부정 수급 방지를 위해 세부 공사비가 확정된 이후 사업 신청을 하도록 하고, 부정 대출로 악용되는 버섯·곤충사육사는 대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전력 분야 R&D 부실 과제 등에 대한 자체 검토를 강화하기 위해 R&D 전담기관(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관리업무 세부 기준을 명확히 규정키로 했다.

앞서 1차 점검에서는 전력기금사업단과 한국에너지공단, 지자체(1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67건·2616억 원의 위법·부당집행 사실을 적발하고 376명·1265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