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화정이 ‘찜’한 작가 윤형택…익숙하고도 편안한 다정함

이한나 기자(azure@mk.co.kr) 2023. 7. 3. 11: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PBG 신관 1호 개인전 윤형택
‘Fondness’ 3부작 展 마무리
공간기획 일러스트레이터 출신
거주 공간과 잘 어울리는 그림 인기
자화상 통해 향후 작품 방향 예고
관람객과 소통하는 드로잉 행사도
윤형택, ‘Fondness 2305-09’(2023), acrylic on canvas, 130x97cm PBG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내는 작업을 마무리할 때마다 그 집에 어울리는 남편의 그림을 선물로 전달했다. 마찬가지로 국내 대표 공간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던 남편은 아내가 만든 공간을 잘 이해하고 찰떡같이 어울리는 그림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선물 받은 사람의 기뻐하는 모습이 부부에게는 행복이었다. 이젠 그 그림이 가벼운 취미가 아니라 전업이 됐다.

국내 미술품 대중화를 앞장섰던 프린트베이커리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브랜드 PBG로 최근 사명을 변경한 후 첫 갤러리 공간(PBG 한남)에서 전속작가 윤형택(38)의 대규모 개인전을 16일까지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은 ‘Fondness’로 작가가 2021년 시작한 3부작 전시가 마무리된다. 52점 원화와 35점 드로잉 신작을 서울과 부산(프린트베이커리 센텀시티점)에서 나란히 펼치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나 조지 콘도 등 입체파 화가들을 연상시키는 아크릴 회화도 있지만, 대체로 단순한 선만으로 눈코입 형상과 친근한 표정을 전달하는 것이 묘하다. 올해 초 영국 무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 데 이어 하반기 홍콩 전시도 준비 중이다.

윤형택, ‘Fondness 2305-05’(2023), acrylic on canvas, 130x97cm PBG
윤형택은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국내 대표적인 공간디자인 회사에서 공간기획을 알기 쉽게 표현하는 삽화(illustration)를 도맡아 하다가 아예 화가로 전업하게 된 경우다. 화면을 꽉 채우지 않아 넉넉하게 여백을 두면서 단순한 선과 파스텔 색조로 넉넉하고 편안한 마음을 전달한다.

윤형택은 “제 그림의 최종 목적지는 전시장이 아니라 누군가의 사적인 공간이다”라며 “자기 집에 걸고 싶은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가 많이 반영되는 그림이 됐다”고 밝혔다.

현대 주거 공간에 어울리는 그의 작품은 가구와 조명 등 기하학적 구조 속에서 단순하고 담백한 색감이 특징이다.

윤형택, ‘Fondness 2305-15’(2023), acrylic on canvas, 130x97cm PBG
프랑스 유명 삽화가 장 자크 상페(1932~2022)를 좋아하고 영향받았다는 작가는 주로 주변인들을 관찰하고 그려왔다. 책을 읽거나 앉아서 쉬고 있는 부인의 옆모습이 핵심 소재다. 그런 은은하고 다정한 시선이 관람객 호감을 얻는다. 하지만 작가는 사랑스러움과 따뜻함을 그림에 쏟아붓고 나면 정작 본인 감정이 ‘탈탈 털린다’며 앞으로 작품 변화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작품도 선보였다. 다소 어둡고 푸른 색조에 민머리 작가가 책상에 기댄 모습의 자화상인 ‘Fondness 2305-15’(2023)이다.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직접 기획해 만든, 그림을 위한 의자 등 색다른 가구(?)도 함께 선보였다. 미술관에서 중요한 작품 앞에 철줄을 치는 모습에서 착안해 철줄로 둘러싼 하얀 의자를 2층 전시장에 두었다. 그림을 보호하는 철줄이 오히려 주목받는 오브제로 치환하는 순간을 보여주려는 의도다.

전시 기간에 작가는 PBG 한남 전시장에 머무르며 실시간으로 드로잉 작업을 하는 ‘갓나온 스케치’를 연다. 아티스트 토크는 아직 부담스럽다는 작가가 관람객들과 직접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방법으로 제안한 것이다.

최근 집을 공개한 방송인 최화정씨가 침실에 건 그림으로 유명세를 더했다. 아직 작품가격이 비싸지 않고 우리나라 아파트 구조와 어울리는 그림이어서 그런지 MZ세대 중심으로 인기여서 오프닝 첫날부터 판매가 호조세였다. 오프닝 때 최 씨는 물론 뮤지컬배우 김호영도 참석했다.

지난 29일 PBG 한남점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관람객들과 만나고 있는 윤형택 작가 PBG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