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회 솔버톤대회] “기업연합이냐, 복권이냐” MZ가 기후위기에 맞서는 방법

2023. 7. 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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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들의 기후위기 입법배틀 열띤 승부
포도당, 기후연합으로 솔버톤 대상 차지
미래지구당, 기후복권 아이템으로 2등에
승패 상관없이 모두 MZ주권시대 공감대
8강팀 너나할것없이 참신한 아이디어 입법
“기후위기 입법 젊은층에 맡겨달라” 포효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 디베이트코리아가 공동 주관하고 국회사무처가 후원한 ‘2023 국회 솔버톤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 [디베이트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시원한 에어컨을 쬐고 있을 지금도 누군가는 폭염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적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시점입니다. 산발돼 있는 법을 하나의 기본법으로 통폐합하고 복권으로 기금을 마련하겠습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흘러 나온 힘찬 목소리. 이상곤 ‘미래지구당’ 대표가 제안하는 기후환경 법안이다. 이 자리에는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는 의미의 포도당을 비롯해 수룡이당·보편타당·지켜낸당·기후의사당·맛있당·이월시월당 등 8개 당도 함께 했다.

낯설지만 재치가 넘치는 당 이름들. ‘2023 국회 솔버톤대회’에 참가한 대학생 팀들이다. 솔버톤은 문제 해결을 뜻하는 솔브(Solve)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미국 MIT에서 유래한 문제 해결 방법론을 대회에 적용시킨 솔루션 토론 마라톤이다.

토론 문화 양성을 위한 비영리 단체 디베이트코리아와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가 공동 주관하고 국회사무처가 후원한 이번 대회에 27개 대학 67개 팀이 지원, 기후위기 극복을 목표로 치열한 입법 토론에 나섰다.

심사위원으로는 최진영 코리아헤럴드 대표이사, 김민석 국회의원, 김영상 헤럴드 이사, 진명구 보좌관(김희곤 의원실), 이진우 보좌관(김성환 의원실), 고금숙·이주은 알맹상점 대표, 김태훈 안목고수 공동 대표, 김알림 헤럴드 포럼사업국 환경팀장 등이 나서 날카로운 질문과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결선에 오른 미래지구당과 포도당은 각각 ‘기후위기적응법 제정을 위한 기후복권 프로세스’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업 연합 지원 방안’을 놓고 2시간 가량 뜨거운 ‘입법 배틀’을 벌였다.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 디베이트코리아가 공동 주관하고 국회사무처가 후원한 ‘2023 국회 솔버톤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 [디베이트코리아 제공]

우승을 거머쥔 포도당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기업연합 지원 법안’을 제안했다. 정예일 포도당 의원(이하 가칭 의원)은 결선 입론을 통해 “국내 온실가스의 3분의 2는 국내 대기업 11곳에서 배출된다”며 “기후 위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과 정부보다 기업의 참여가 핵심적이다. 근본적으로 기업을 문제의 주체에서 해결의 주체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에서 기업들을 직접 모집,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들은 공동 연구 및 개발을 하도록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대국민 아이디어 콘테스트를 통해 새 프로젝트의 의제를 국민이 직접 설정하고 기후연합의 결과 및 성과를 확인하는 식으로 국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는 미래지구당은 기후위기적응법을 제정하고 ‘기후복권’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피해의 양상이 다양해지고 대규모화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정책을 뒷받침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이 바로 복권이란 설명이다. 미래지구당은 기존 복권 처럼 6개의 본 번호와 6개의 예비 번호를 받되, 기후 퀴즈 정답자에 한해 예비 번호까지 응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정재영 미래지구당 의원은 “현재는 기후위기에 적응하고 피해를 보상하는 법들이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기상법, 대기환경보장법, 자연재해대책법 등에 산재돼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기후위기적응법이라는 기본법을 새로 제종해 전국민 대상의 자연재해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포도당의 ‘기업연합’ 입법안의 쟁점은 기업 연합이 이뤄질 수 있느냐였다. 이진우 보좌관은 “기업 연합의 지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업무 소관이고, 환경부는 대표적인 규제 부처인데 이른바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며 “사업성이 있으면 기업들은 이미 연합체를 맺고 있는데 국가가 일부러 지원해줄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고금숙 알맹상점 대표도 “기업들은 기술 정보들은 영업 비밀이자 경쟁력이라 거버넌스를 만들기 힘들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하면 기업들은 기후위기 완화라는 목표를 갖고 경쟁하고, 이를 평가하고 인증하는 방향으로 정부는 지원한다”고 조언했다.

기후복권을 내세운 미래지구당의 입법안은 ‘역진세적 성격’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복권의 주 구매층이 저소득층인 점을 두고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재원을 저소득층에서 마련한다는 점에서다. 김태훈 안목고수 공동 대표는 “복권은 당첨을 위해 구매할 뿐 기후위기 적응을 위해 사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복권은 대표적인 공공기관 서비스(G2C)인데 공급 측면에서 생각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 디베이트코리아가 공동 주관하고 국회사무처가 후원한 ‘2023 국회 솔버톤대회’에 참가한 대학생들 [디베이트코리아 제공]

치열한 토론과 심사 끝에 대상의 영예는 포도당이 차지했다. 대상 수상팀은 국회기후특위위원장상과 상금 300만원을 수상했고, 국회 청원 공개를 통해 발의 기회도 제공될 예정이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8팀 모두에 상금과 시상이 수여됐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미래지구당은 국회사무총장상과 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우수상 수룡이당·보편타당에는 헤럴드경제 사장상과 코리아헤럴드 사장상으로 각각 100만원이, 장려상 지켜낸당·기후의사당·맛있당·이월시월당에는 디베이트코리아 의장상과 상금 50만원이 전달됐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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