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적인 1등” 2035년 미래 청사진 그리는 KB금융

2023. 7. 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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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에 ‘중장기 경영전략’ 의뢰
11월 임기만료 윤종규 회장 지휘

오는 11월 임기 종료를 앞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035년 KB금융의 미래 청사진 그리기에 나섰다. KB금융이 글로벌 시장에서 파괴력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수장 변화 등에 상관없이 장기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는 윤 회장의 지론이 깔려 있다고 한다. KB금융의 미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이 회장 교체 등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KB금융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의뢰했다. 2035년 미래 금융의 모습, 그에 따른 KB금융이 가져가야 할 변화나 향후 조직 방향 등을 담은 1차 결과가 임원진에게 공유된 상태다. KB금융은 지난달 경영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BCG는 보고서에서 KB금융이 2035년 파괴적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부분으로 ▷리테일 ▷자산관리(WM) ▷중소기업금융(SME) ▷자본시장 ▷자산운용(AM) ▷보험 등 7개를 꼽았다. 각 사업별로 경쟁력을 찾아 모든 분야에서 우월적 지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KB금융은 앞서 그룹 차원의 투자·운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AM(Asset Management)부문을 신설한 바 있다. 장기 미래의 첫 단추가 조직 측면에서는 현재 다 꿰어진 셈이다.

2대 신사업부문으로는 비금융분야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KB금융을 도약시킬 수 있는 조력(ENABLER)분야로는 디지털과 정보기술(IT), 인사(HR), 리스크 등이 핵심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이들 분야의 경우 KB금융이 이미 두루두루 진행하고 있는 분야인 만큼, 잘하는 것은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삼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번 컨설팅은 각종 시장 환경변화에서도 KB금융이 멀리, 오래 남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한다는 판단하에 이뤄졌다. 이는 윤 회장이 평소에 누누이 직원들에게 밝혀온 부분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올 초에도 JP모건, 블랙록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기관이 장기간 명맥을 이어가는 배경에는 투자철학이 있다고 판단, 그룹의 투자철학 등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도 후속 영상을 낼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에서도 보여주듯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후 KB금융이 가야할 모습은 현재 조직이나 사업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며 “원론적인 얘기지만 특정 부분에만 주력하는 특화 금융그룹이 아닌 이상 글로벌 넘버원이 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강점을 갖되, 큰 그림을 가지고 움직여야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조직 토대는 갖춘 만큼 결국 바꿔야할 건 ‘마인드세팅’이다. 지난달 도출된 자료에서도 이같은 내용이 주로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상 1등이 아닌, 다른 금융그룹의 벤치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연공서열 탈피부터 상명하달식으로 떨어지는 비즈니스에 대한 마인드부터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축구로 비유하면 메시가 세계 1등 선수지만,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축구에는 관심이 없지 않느냐”며 “KB금융이 한국 시장에서 넘버원 금융그룹 지위를 갖고 있음에도 국내외 글로벌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는다는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1등을 넘어 파괴력있고, 위협적인 상징이 돼야 한다는게 궁극적으로 KB금융이 가야할 길”이라고 설명했다.

2035년이라는 장기 계획외에도 KB금융은 2~3년 단위의 중기 전략도 세우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계열사에 3개년 단위로 계획서를 낼 것을 요구했다. 수장이 바뀌더라도 매해 조직의 방향이 바뀌어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까지 각 계열사별로 중기계획 초안을 냈으며, 최근 지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추가적인 계획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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