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에 규칙적으로 쉬는 건설노동자는 27%뿐”
“정부 대책은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 없어”
폭염 특보가 발령해도 규칙적으로 휴식하는 건설노동자는 4명 중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해 8월 폭염기 건설현장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135명 중 폭염 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 이상 규칙적으로 쉬고 있다는 응답은 27.3%에 머물렀다고 3일 밝혔다. ‘쉬지 않고 봄, 가을처럼 일한다’는 17.0%, ‘흡연 등을 이유로 재량껏 쉬고 있다’는 56.7%였다.
폭염으로 본인이나 동료가 신체적 이상징후를 보인 적이 있다는 응답은 52.4%에 달했다. 폭염 관련 정부 대책이 있지만 건설현장에서 적용되지 않는 이유(복수 응답)에 대해선 ‘폭염대책이 강제성이 없어 건설현장에선 있으나마나’라는 답변이 5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정부 당국의 관리감독 부실(46.3%), 물량도급 관행으로 쉬는 시간 없이 일하는 건설현장 관행(29.5%), 최저가낙찰제 등으로 폭염으로 인한 공기연장이 사실상 불가능(26.7%) 등이 뒤를 이었다.
https://www.khan.co.kr/national/labor/article/202207262130025
건설노조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재를 경험한 노동자는 총 182명이었고, 29명(15.9%)이 사망했다. 이 중 건설업의 경우 온열질환자가 87명, 사망자는 20명을 차지했다. 건설노동자가 폭염에 따른 건강 위협에 가장 많이 노출된 셈이다.
지난해에는 7월 한 달간 건설현장에서 열사병 의심 사망사고 5건이 발생해 고용노동부가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위험경보’를 발령했다. 노동부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이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작업을 중지하라는 ‘폭염기 열사병 예방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문제는 2005년 폭염종합대책 발표 이래 19년간 폭염 시 작업 중지는 현장에서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폭염대책은 권고사항일 뿐”이라며 “노동부는 관련 대책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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