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구글·메타, 뉴스 사용료 내라” VS “차라리 뉴스 뺀다”
[앵커]
최근 캐나다가 구글, 메타 같은 거대 온라인 플랫폼과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온라인 뉴스법'이라는 새로 만든 법 때문인데요.
온라인 플랫폼들은 이 법을 따르느니 아예 캐나다에서는 뉴스 서비스를 없애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캐나다의 '온라인 뉴스법' 내용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지난달 22일 캐나다 의회가 통과시킨 법인데, 일정 규모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뉴스나 기사를 게시하면, 그 대가로 언론사에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사실 지금 이 뉴스를 보고 계신 분들도, TV 앞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하기보다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보는 분이 더 많으실텐데요.
이런 뉴스 소비 양상이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보니, 기사를 올리는 플랫폼들이 광고 등으로 많은 수익을 올려 왔죠.
반면 언론사들은 수익 구조가 갈수록 악화 됐고, 규모가 영세할수록 그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캐나다에서만 뉴스 매체 450개가 문을 닫은 거로 알려졌는데요.
캐나다 정부는 '온라인 뉴스법'이 지역 언론을 살리고, 캐나다 언론 매체들에는 3천억 원 넘는 매출을 보장해 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취지는 공감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사용료를 내야 하는 온라인 플랫폼들은 반발이 심할 것 같은데요?
[기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는 법안이 통과되자마자 "캐나다에서 뉴스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글 역시 검색 창에서 캐나다 뉴스를 빼기로 결정했습니다.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내느니 그냥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두 기업은 법안이 통과되기 전 논의 단계부터, 일종의 항의 표시로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앵커]
그러면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게 될텐데요.
[기자]
그런 우려의 시각도 있지만 메타나 구글이 뉴스 서비스를 끝까지 버리지는 않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거대 온라인 플랫폼에 뉴스 사용료를 매기자는 시도가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호주는 이미 2021년부터 비슷한 제도를 시행했는데요.
이때도 구글과 메타가 뉴스를 빼겠다고 위협했고 실제로 잠시 서비스를 멈춘 적도 있지만, 결국 뉴스 사용료를 내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스콧 모리슨/당시 호주 총리/2021년 : "이 법은 세계적인 기술 회사들과 언론사들 사이에 체결된 협정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그래야만 호주인들은 자유로운 미디어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 매번 서비스를 안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에는 '뉴스 사용료' 의무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 의회에는 지난해 '저널리즘 경쟁 및 보호' 법안이 발의됐는데, 미국 언론사연합체와 빅테크 기업들이 뉴스로 벌어들이는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 논의하게끔 한다는 내용입니다.
뉴스 생산자와 유통 업체가 그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당위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역 언론이나 프리랜서 기자처럼 다양한 언론사와 언론인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금전적 기반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앵커]
맞는 말인 것 같은데, 의외로 미국 시민 단체들을 중심으로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면서요?
[기자]
뉴스 콘텐츠 수익을 어떻게 나누는 게 공정한가 하는 문제를 고민할 필요는 있지만, 이런 방식은 옳지 않다는 겁니다.
대형 언론사들만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뿐, 뉴스 소비자들이나 소규모 언론사들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미국시민자유연맹은 "대부분 사람들이 SNS나 검색엔진을 통해 뉴스를 보는 상황에서, 플랫폼들은 자신이 낸 뉴스 사용료를 결국 고객에게 떠넘기게 될 것" 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미국 법학 교수 : "'뉴스 사용료' 갈등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사회적 질문들을 모호하게 만듭니다. '사회 안전망을 갖추기 위해서, 또 유권자들이 좋은 정치적 선택을 하기 위해서 언론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또 언론사 연합과 플랫폼 업체들이 수익 배분을 논의하게 하는 것도 우려를 낳는데요.
이런 방식으로는 지역 소규모 언론사의 수익성이 보장되기보다 오히려 발언권이 큰 대형 언론사들과 온라인 플랫폼 사이 카르텔이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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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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