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뼈 걸린 환자에게 ‘콜라 4캔’ 처방?…“하지 마세요”

임태균 2023. 7. 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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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목에 닭뼈가 걸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콜라 4캔을 처방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목에 이물질이 걸린 직후 콜라를 마시면 식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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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식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이물질 깊이 밀어넣을 수 있는 ‘맨밥’도 위험
목 속 이물질 확인 후 콜라 4캔을 처방받은 푸드 칼럼니스트 베스 브래시(Beth Brash). Wellington Culinary Events Trust

뉴질랜드에서 목에 닭뼈가 걸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콜라 4캔을 처방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목에 이물질이 걸린 직후 콜라를 마시면 식도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2일(현지시간) 뉴질랜드 매체 스터프(Stuff)에 따르면 웰링턴에서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베스 브래시(Beth Brash)는 한 레스토랑에서 닭고기 요리를 먹은 직후 뼛조각이 목에 걸렸고, 통증이 계속되자 응급실을 방문했다.

이후 응급실의 이비인후과 의사는 브래시의 상태를 확인한 후 닭 뼈가 작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안심시킨 후 ‘콜라 4캔’을 마시도록 처방했다.

브래시는 “특이한 처방에 놀랐지만 곧바로 슈퍼마켓으로 가서 콜라를 구입해 마셨고, 이튿날 상태가 호전된 것을 느꼈고 그다음 날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베티(Bryan Betty) 뉴질랜드 개원의협의회(GPNZ) 의장은 “일반적으로 콜라를 마시도록 권장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환자의 상태를 살폈을 때 수술 등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면 합리적인 조언”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목에 닭 뼈나 생선가시가 걸렸을 때 콜라나 맨밥·식초 등이 이물질을 내려가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민간요법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우려했다.

홍성엽 가톨릭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대전성모병원)는 “목에 이물질이 걸렸을 때 식초‧레몬‧콜라 등은 식도에 더 큰 화학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며 “민간요법 중 맨밥을 삼키는 것을 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살짝 박힌 이물질을 더 깊이 밀어넣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목에 생선가시 등이 걸렸다면 따뜻한 온도의 물을 마셔서 자연스럽게 내려갈 수 있도록 시도를 해 보고,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집 근처 이비인후과에서도 대부분 혀 아래나 편도 주위에 의료용 라이트를 비춰 이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목 깊은 곳에 이물질이 걸렸을 때는 후두경이나 식도내시경을 통해 식도 전체를 관찰하며 치료를 진행한다. 야간이나 취약시간에는 응급실을 방문해 진찰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홍성엽 교수는 “홍합이나 조개껍질 등 크기가 크고 불규칙한 이물질은 식도파열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경우 처음부터 의료기관을 가는 게 좋다”며 “식도파열은 가슴 정중앙 부위에 심각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이 경우 사망률이 20~30%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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