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내겐 약한 모습 보일 권리 없어…미소가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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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찾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병원에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다 불구가 된 군인으로 넘쳐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점을 확보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러시아보다 더 빨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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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성향' 트럼프 의식한 듯 "일부 美공화당원 위험한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찾은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의 병원에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다 불구가 된 군인으로 넘쳐났다.
두손을 모두 잃거나, 둔부 한쪽이 떨어져 나간 이도 있었다. 입원한 병사의 셋 중 하나는 머리에 붕대를 감았다.
"필요한게 다 갖춰졌나"라는 물음에 한 병사가 "건강 빼고 다 있다"라고 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시 "곧 건강을 되찾을 것"이라고 답하며 이들을 위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나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일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병원 방문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장병들은 강철처럼 강하고, 나는 그들보다 약해서는 안 된다"며 "비록 때때로 그런 순간들이 온다고 할지라도, 내가 혼자 있을 때여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WSJ은 이곳저곳 주름진 탓에 어두워 보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얼굴에서 지난 16개월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항전을 이끌어온 데 따른 흔적을 발견했다고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자신보다 훨씬 거대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점을 확보해야만 한다며 "우리는 러시아보다 더 빨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70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교해 자신은 45세로서 젊음과 활력을 갖췄고, 또 인간다움이라는 점에서도 앞서고 있다고 자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늘에 붕 뜬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를 피하고, 현실 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푸틴과 러시아 엘리트들은 현실과의 접점을 상실했고, 국민의 의지에 반해 영토 정복에 나섬으로써 치러야만 하는 인명의 대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이유로 인해 푸틴 대통령과는 종전 협상을 위한 타협의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국제사회는 푸틴을 고립시켜야만 한다"고 거듭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늑대를 길들일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권력에 민감한 푸틴의 사고방식대로 그에게 대응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서방의 군사 지원에 대해서는 감사를 표하면서도 필요한 것보다 조달이 적고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전쟁이 지속되면서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5년 동안은 잠만 자야 할 것 같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매일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오전 6시께 독서하는 것 외에는 휴식을 취할 짬도 없지만, 틈틈이 아들과 딸의 영어 숙제를 도와주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애쓴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유머 감각에 대해 질문을 받자 "미소가 나를 인간다울 수 있도록 지탱해준다"고 답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스페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미국 일부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가끔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원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위험한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차기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초당적 지지가 유지되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NN은 "공화당의 대선 주자들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고립주의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너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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