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 예고에…롯데칠성 울고 대한제당 웃는다
롯데칠성 등 아스파탐 사용 제품 기업 타격 예상
설탕 기업 대한제당 등은 주가 급등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Aspartame)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관련주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스파탐은 설탕을 대체하는 이른바 ‘제로 슈거’ 관련 제품들에 주로 사용되는 물질인데 발암물질로 지정되면 설탕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설탕 관련주인 대한제당은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30일 10%가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아스파탐과 함께 대표적인 설탕 대체재로 사용되는 사카린 제조 기업들의 주가도 변동성을 키우며 상승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지정이 제로 슈거 산업 및 관련 제품 매출과 이익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한제당, 네오크레마, 경인양행 등 설탕‧사카린 관련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대한제당은 전 거래일보다 10.85%(340원) 급등한 347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대한제당은 3300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장중 3980원까지 오르면서 전 거래일보다 26.95% 급등하기도 했다. 제로 슈거 제품들에 많이 사용되는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지정 예고가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한제당의 거래량은 5138만9382주, 거래대금은 1905억3681만6740원을 기록했다. 거래량 기준으로 전날(125만5426주)보다 40배 넘게 늘었다.
설탕을 직접 제조하는 곳뿐 아니라 설탕 대체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도 커졌다. 설탕 대체 감미료인 갈락토올리고당을 만드는 네오크라메는 전날보다 5.47%(490원) 급등했다. 네오크레마의 갈락토올리고당은 중국 내 유기농 인증을 획득하는 등 설탕 대체 감미료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적인 설탕 대체재인 사카린 제조 기업들의 주가도 크게 움직였다. 경인양행이 전날보다 9.21%(440원), 보락이 전날보다 2.33%(38원) 상승 마감했다.
반면 아스파탐을 이용해 제로 슈거 제품을 만드는 기업인 롯데칠성 주가는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칠성은 장중 12만26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장 후반 불안심리가 다소 회복되며 전날보다 0.08% 상승한 12만6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칠성은 장중 12만7500원에서 12만2600원까지 주가가 오르내렸다. 주가가 10만원이 넘는 기업이 하루 동안 4900원(3.8%) 이상 주가 변동 폭을 보인 셈이다. 롯데칠성은 펩시코로부터 원액을 받아 제로슈거 제품인 ‘펩시제로’ 3종(라임·망고·블랙)을 생산·판매하고 있는데 이 제품에는 아스파탐이 사용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지정이 앞으로 관련 기업들의 매출액과 이익,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지정 예고는 투자심리와 수급, 주가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라며 “그러나 향후 제로 슈거 관련 제품들을 내놓는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 등에 대한 영향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전문위원은 “아스파탐은 설탕 대체 물질로 상당히 오랜 기간 사용된 물질인데 인제 와서 발암물질로 지정되기 때문에 다른 대체 물질을 개발하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당장 아스파탐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어 설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2B군)로 분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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