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자포리자원전 폭파 준비 마쳐”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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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을 러시아가 고의로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이 심각한 위협 아래 놓여 있다며 러시아군이 이 원전을 폭발시키기 위해 "기술적으로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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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을 러시아가 고의로 파괴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자포리자 원전이 심각한 위협 아래 놓여 있다며 러시아군이 이 원전을 폭발시키기 위해 “기술적으로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2일 보도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을 맡게 된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만난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자포리자 원전 운영을 맡고 있는 러시아 원전 회사 로사톰에 대한 국제 제재도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의 폭발 시도에 대해 더 상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기관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내부에 폭발물 설치를 마쳤고 폭발 실행 명령만 기다리는 상태라고 주장한 바 있다.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정보총국 국장은 지난달 말 러시아군의 원전 폭발 계획이 이미 승인을 받았으며 군인들이 실행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서쪽 강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밀릴 경우 원전을 파괴시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저지하려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으로, 지난해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의 침략 전쟁 초기에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 그 이후 원전 주변에서 전투가 끊이지 않으면서 원전 가동이 완전 중단됐다. 최근에는 인근의 카호우카댐이 붕괴되면서 원자로 냉각에 필요한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투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우크라이나 북서부의 리우네 원전을 이례적으로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 곳에서 군 사령관들과 5개 원전 책임자들과 원전 안전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개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리우네 원전 앞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날 논의된 핵심 사안은 북부 지역 안전과 안전 강화 대책이었다”고 말했다. 리우네 원전은 최근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와그너)그룹이 새로운 주둔지로 삼은 벨라루스 국경 지대에 있어, 우크라이나 쪽은 바그너그룹의 원전 주변 지역 공격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 위험이 높아지면서 인근 지역에서는 원전 사고에 대비한 훈련도 진행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원전 사고 대비 훈련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북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자포리자주 주도 자포리자시 외곽에서 실시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포리자주는 물론 인근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헤르손주, 미콜라이우주 일부 지역 주민 등 모두 30만명 가량이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아카데미의 올레나 파레니우크 선임연구원은 자포리자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최악의 경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비슷한 규모의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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