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6출루 0.444' 두산 '13억' 타자가 드디어? 빛보기 시작한 국민타자의 '특단조치'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는 2022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던 두산, 하지만 60승 2무 82패라는 초라한 성적 속에 창단 첫 '9위'라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두산은 2022시즌이 끝난 뒤 발 빠르게 움직였다. 두산이 최우선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갔던 것은 신임 사령탑 선임과 외국인 선수 선별이었다.
이승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두산은 가장 먼저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바로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원)의 호세 로하스였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36라운드 전체 1086순위로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은 로하스는 2021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두 시즌 동안 83경기에 출전해 6홈런 타율 0.188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동안 535경기에 나서 9홈런 타율 0.286 OPS 0.850으로 활약했고 두산과 연이 닿게 됐다.
두산은 2019시즌부터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손꼽히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결별한 뒤 로하스를 영입했던 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로하스는 시범경기 11경기에 출전해 12안타 1홈런 5타점 4득점 타율 0.400 OPS 1.153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코칭스태프는 물론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후 로하스의 행보는 실망 그 자체였다.
로하스는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맞붙어 6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그야말로 '원맨쇼'를 펼치며 이승엽 감독에게 첫 승을 안기는 등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이튿날부터 침묵을 시작하더니 좀처럼 타격감을 되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타순도 3번에서 6~7번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 결과 로하스는 4월 13안타 4홈런 타율 0.17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가 타격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로하스는 5월 5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16안타 타율 0.242로 4월보다는 나아진 모습이었으나 여전히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고, 6월에도 변함없는 모습에 1군에서 말소되는 상항도 벌어졌다. 이승엽 감독은 로하스가 자신의 타격감을 회복하기 전까지 2군에서 콜업하지 않을 뜻을 밝혀왔지만, 일단 팀이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다시 로하스를 불러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하스가 반등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로하스는 1군으로 돌아온 22일 SSG 랜더스전부터 25일 키움 히어로즈와 맞대결까지 4경기에서 성적은 9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바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타격과 관련해 호흡을 맞춰왔던 이영수 2군 타격코치를 1군에서 동행하게 한 것. 즉 로하스에게 '전담코치'를 붙인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달 30일 울산 롯데전에 앞서 "이영수 코치가 2군에서 합류를 했다. 로하스는 이영수 코치에게 맡길 것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같이 연습도 해서 낯설지 않다. 로하스에 대한 모든 것을 이영수 코치에게 맡겼다. 그 정도로 로하스의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로하스를 위해서 이영수 코치를 올린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아무래도 (타격감이) 안 좋다 보니 좋지 않을 때는 조금 돌아가는 방법도 좋다. 그리고 분위기를 바꿔주는 방법도 필요하다. 로하스가 2군으로 내려갔다 왔는데도 아직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2군에서 이영수 코치를 올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코치는 이승엽 감독이 두산의 지휘봉을 잡을 당시 구단에 직접 요청해 영입한 코치로 '중책'을 맡긴 셈이었다.
이영수 코치는 주중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치를 때부터 1군에 합류했다. 그리고 합류 초반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30일 롯데전에서 로하스는 팀 승리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지는 못했으나, 오랜만에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로하스는 첫 번째 타석에서 우익수 방면에 강한 타구를 보내며 안타를 뽑아내더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수비 시프트를 고려해 기습번트 안타까지 생산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석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KBO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선보였다.
이승엽 감독은 1일 경기에 앞서 "번트도 안타가 되고 하다 보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며 "어제(30일)은 공도 잘 보고 스윙도 안정감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좋았을 때 로하스의 타격 자세 등을 느꼈다. 한 경기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벤치에서 봤을 때 조금 더 좋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록 안타를 생산하지는 못했지만, 1일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 로하스는 찰리 반즈를 상대로 힘도 쓰지 못하던 중 세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여기서 롯데 우익수 윤동희가 전력질주를 한 뒤 다이빙캐치로 타구를 낚아채면서 아쉽게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그래도 이영수 코치가 전담으로 로하스를 케어하기 시작한 뒤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로하스는 2일 롯데의 '털보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를 상대로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기세를 탄 로하스는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번 볼넷을 골라내는 등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위닝시리즈에 큰 힘을 보탰다. 전담 코치까지 붙여가며 공을 들이고 있는 두산의 노력이 조금씩 빛을 보고 있다. 이제는 로하스가 보답을 할 차례다.
[두산 베어스 호세 로하스, 이영수 코치, 이승엽 감독, 로하스에게 타격 지도를 하고 있는 이영수 코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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